익명의 기부 2억 원 ‘하이-파이브’ 사업 마중물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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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 “다양한 분 도와 달라”
금정구, 5개 위기 그룹 발굴
2000만~5000만 지원키로

부산 금정구청 건물 전경 부산 금정구청 건물 전경

지난해 12월 익명 후원자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금정구청에 2억 원을 기부해 온기를 더했다. 금정구청은 후원금을 뜻깊게 사용하기 위해 ‘하이-파이브’ 사업을 실시한다.

부산 금정구청은 지난해 12월 익명 후원자가 2억 원을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 기탁했다고 18일 밝혔다.

후원자는 “기탁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고 어려운 분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됐으면 한다”며 “다양한 분들이 골고루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구청에 따르면 개인 기탁금 2억 원은 상당히 큰 금액이다. 법인이나 단체에서 1000만 원 이상을 기탁하는 것도 꽤 규모가 있다고 보는데, 개인이 2억 원의 돈을 선뜻 내놓는 일은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금정구청 담당자는 큰 금액에 이름, 직업, 거주지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익명 후원자는 재차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구청 사회복지과 김경희 과장은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후원자 신상을 알리고 싶다고 했으나, 후원자는 선행을 굳이 밝히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며 “평소에도 다양한 시설에서 꾸준히 남모르게 봉사해 오셨던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정구청은 기탁금을 꼭 필요한 곳에 전달하기 위해 담당 부서와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교육, 주거 등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위기 상황에 놓인 5개의 그룹을 발굴해 ‘하이-파이브’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사랑의열매를 통해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 사업별로 집행된다. 아동, 장애인, 홀몸 어르신 등이 대상이 된다. △저소득층 초·중·고등학생 신학기 교육비 지원(130명) △시설 퇴소 아동 자립준비금 지원(20명) △관내 사회복지시설(노인, 장애인, 노숙인) 수급자 지원(17곳) △홀로 어르신 생계 지원(130명) △구와 동 단위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비 지원 등 5개 분야에서 진행된다. 분야별로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상당 지원금이 배정된다.

특화사업비는 관내 행정복지센터에 배분된다. 각 동에서 필요한 사업을 지역 주민과 협의를 거쳐 직접 발굴하면 이를 지원한다. 냉·난방비 지원, ‘크리스마스 몰래 산타 행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재윤 금정구청장은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돕고자 통 큰 기부에 참여해 주신 후원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며 “주민들에게 후원자의 참뜻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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