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의료과 80병상’ 부산시립아동병원 2027년 개원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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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 타당성 용역 중간 보고 결과
4개 특성화 진료센터 등까지 윤곽
소아청소년과 상대적 열악지 부산
양산 원정 치료 현실 등 개선 기대

4일 울산 울주군 햇살아동병원에서 울산시와 병원 관계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울산 울주군 햇살아동병원에서 울산시와 병원 관계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밤중 어린이가 갈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부산에서 공공 아동병원이 이르면 2027년에 문을 연다. 부산시 공공 아동병원은 개원하면 24시간 운영에 나설 예정이어서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의료가 급한 소아 환자의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시는 오는 2026년 공공 아동병원을 착공해 이르면 2027년 개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최근 공공 아동병원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병원 건립 계획을 구체화했다.

공공 아동병원에는 소아청소년과, 소아재활의학과 등 총 5개 진료과와 공공 어린이재활센터 등 4개 특성화 진료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낮 병상 30병상, 입원 병상 50병상으로 총 80병상 규모에 약 97명 의료 인력을 확보한다는 내용도 계획에 담겼다.

부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공공 아동병원의 핵심 기능은 24시간 운영이다. 현재 부산에는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여는 소아청소년 전문 응급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소아청소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전국 공통 현상이지만 부산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열악한 수순이다. 2022년 부산시 조사 결과 부산의 소아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소아청소년과 의원 수는 25.4명이었다. 서울(31.7), 대구(27.6), 인천(26.3)보다 적은 수치다. 공공 의료기관 점유율도 7.7%로 전국 평균인 10.8%보다 낮다.

실제로 부산에서 소아청소년 전문 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양산까지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상황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지난 1일 기장군 정관읍에서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난 한 신생아는 소아청소년 전문 응급의료센터가 부산에 없는 탓에 119 구급대를 통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소아청소년 전문 응급의료센터를 수배했으나, 부산에 없는 것을 확인해 양산부산대병원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부산시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 참여자들이 부산 소아청소년에게 부족한 의료서비스로 가장 많이 꼽은 분야가 ‘응급의료’(71%)로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소아청소년 응급의료가 필요한 경우 양산부산대병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울경 소아청소년 응급의료가 모두 양산으로 몰리고 있어 양산부산대병원의 소아청소년 응급환자는 10여 년 사이 배 이상 늘었다. 2015년 8859명 수준이던 응급환자는 2023년 1만 8083명에 이르렀다.

다만 공공 아동병원 부지 선정과 사업비 마련 등은 여전히 남은 숙제다. 현재 시는 공공용지를 대상으로 병원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건립에 드는 총 예상 사업비는 500억 원대로 시는 다음 달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무리하고 국비 확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의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응급 소아 환자를 부산 안에서 처치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공공 아동병원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부산에 소아청소년에 특화된 응급의료시설이 없어 부모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간이나 휴일에도 가능한 소아 응급진료에 초점을 맞춰 속도감 있게 병원 건립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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