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나눔, 클래식 선율과 함께 추억하시길”
부산사랑이태석기념사업회
부산문화회관서 제13회 기념음악회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의술을 펼치다가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추모하는 음악회가 13년째 열렸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장호·전 부산은행 은행장)는 지난 2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13회 부산사람이태석기념음악회’를 가졌다.
이번 음악회는 오충근 국립부경대 석좌교수가 지휘하고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독일 NDR 엘프필하모니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 한여진, 하프시스 멤버 하피스트 황세희가 함께 했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과 브리치알디의 ‘베네치아의 사육제’,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몰다우’ 등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태석 신부는 1962년 부산 서구 남부민동에서 태어났다. 둘째 형을 따라 사제의 길을 걸으려고 했다가 의술을 펼치기로 하고 인제대 의대에 진학했다. 군의관 제대 뒤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고 광주 가톨릭대에 편입했다. 사제 서품을 받고 2001년 남수단 톤즈로 갔다. 이곳에서 무료 진료를 하고 아이들에게 꿈을 불어넣기 위해 밴드와 합창단을 만들었다. 왕성한 의료·교육활동을 펼치다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2010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48살이었다. 그해 9월 이 신부의 생전 활동을 기록한 영화 ‘울지마 톤즈’가 개봉됐다. 남수단 초·중학교 교과서에 그의 생애와 활동이 기술되고, 그가 세운 학교의 졸업생 50여 명이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이 신부를 기리기 위해 2011년 설립됐다. 이듬해부터 이태석기념음악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장호 이사장은 “이 음악회는 남부 수단 톤즈에서 오랜 전쟁으로 몸과 영혼이 피폐해진 사람들 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사랑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계승하고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나눔, 행복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과 함께 추억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는 데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는 지난해는 제12회 이태석 봉사상 시상식과 톤즈 공동체 담장 설치비 지원, 기념음악회, 제11회 이태석기념 청소년아카데미, 캄보디아 쩡아엑 보건소 의료물품 후원 등을 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