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박재호·박수영 현역 자존심 건 '데스매치'[PK 격전지를 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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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현역 박재호·박수영 맞대결
둘 중 한 명은 국회 입성 좌절
민주당, 국민의힘 '남구 사수' 총력
양측 '박빙 승부' 예측…"남구 발전 적임자" 강조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 후보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 후보 제공

부산 중심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남구 지역은 일찌감치 현역 간 ‘데스매치’ 구도가 형성된 여야 최대 격전지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박재호 후보와 국민의힘 초선 박수영 후보가 ‘금배지’를 내걸고 이번 4·10 총선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선거구 합구로 하나의 무대가 된 남구에서 현역 둘 중 한 명의 국회 입성 좌절이 결정되는 만큼, 지역 민심도 빠른 속도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25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남구 용호동과 문현동 일대. 이곳은 남구 전 지역 바닥 민심을 훑고 있는 박재호 후보와 박수영 후보가 특히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이정윤(49) 씨는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며 민주당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부산도 이제는 보수당에 유리한 지역이라는 인식을 벗을 때가 됐다”며 “남구 박재호 후보 당선을 비롯한 부산 전 지역 민주당 승리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심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집권여당 후보 승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 조경훈(52) 씨는 “제2의 도시가 무색해진 부산에선 특히 윤석열 정부와의 시너지 효과가 절실하다”며 “초선임에도 존재감이 높은 박수영 후보 승리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부산 발전 대책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민주당 약진을 지켜보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남구는 절대 사수 지역으로 꼽힌다. 윤 정부 핵심 국정 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대상지가 남구인 만큼 지역 사수는 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명분상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박재호 후보가 오랜 시간 남구 지역을 닦아온 데다, 민주당이 부산 의석 확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남구는 빼앗겨선 안 될 핵심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 후보 제공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 후보 제공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박수영 후보는 초선임에도 이례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는 등 중앙 정치권 존재감도 상당하다. 서울대 법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나온 그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안전부, 경기도청을 거친 엘리트 관료로 통한다. 박재호 후보는 20대부터 김영삼 정부에서 인사재무비서관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는 등 오랜 정치 경력을 내세운다. 그의 최대 강점은 특유의 친화력을 기반으로 한 ‘스킨십’으로, 두텁게 다진 부동 지지층을 자랑한다.

박재호 후보와 박수영 후보 모두 남구 현안을 모조리 꿰고 있고 지지층도 상당해 이번 총선에서 적은 표차로 희비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신에게 유리한 지역구 방어와 상대 강세 지역 확보가 최대 숙제다. 지난 18~19일 실시한 〈부산일보〉와 부산MBC 2차 여론조사(KSOI 조사·응답률 7.6%·응답 509명) 결과에서도 양측은 접전 양상을 보였다. 박재호 후보가 48.9%, 박수영 후보가 43.9%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4.3%포인트(P)) 내 경쟁을 벌였다. 양 후보는 모두 정당 지지율을 뛰어넘으며 개인 기량을 드러냈다. 박재호 후보는 민주당 지지율(35.8%)보다 13.1%P, 박수영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율(42.6%)보다 1.3%P 높았다.

상황이 이런 탓에 양 후보 모두 ‘박빙의 승부’를 예측하고 있다. 긴장 속 양측의 신경전도 남다르다. 박재호 후보와 박수영 후보는 남구 현안을 두고 지적과 반박을 통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수영 후보가 산은 부산 이전을 들며 “(박 후보가)민주당 설득에 실패했다면 ‘무능’”이라고 주장하고, 박재호 후보는 오륙도 트램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을 설득하라”고 다그치는 등 양측은 날 선 신경전을 드러내고 있다. 팽팽한 긴장 속 이들의 ‘야외 민원실’이 인접한 점도 관전 포인트다. 양 후보는 대연동 UN평화공원 내에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 부스를 차리고 주민과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양측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박재호 후보는 “부산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남구 바닥을 오래도록 닦아온 박재호의 ‘3선’이 남구 대발전을 이룰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겸손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총선에서 승리해 남구 지역민의 염원을 지키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수영 후보 역시 “‘이재명의 민주당은 안 된다’ ‘남구 해결사를 뽑아야 한다’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며 “산은 부산 이전 사안은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부산 국정과제로 넣은 것이다. 힘 있고 실력 있는 박수영의 총선 승리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혁신적인 남구 발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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