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지 않게…유권자도 후보도 “‘숏폼’이 좋아”
1분 안팎 짧은 영상으로 후보 알리기
챌린지 영상 올리거나 공세 수단 활용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MZ세대 전유물로 여겨온 숏츠(유튜브), 릴스(인스타그램) 등 짧은 영상(숏폼)이 세대를 막론하고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후보들도 유권자와의 경계를 허무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가운데 1분 내외 길이의 숏폼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일보>는 올 초 여야 경선 기간부터 화제의 선거구를 돌며 짧은 영상으로 여야 후보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는 ‘순삭 유세’와 ‘순삭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이 가운데 지난 26일 게재한 더불어민주당 박인영 금정 후보의 ‘순삭 인터뷰’는 게재 하루 만에 조회수가 1만 회를 돌파하며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다른 플랫폼인 다음 오늘의 숏에서는 부산진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유진 전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누적 조회수 26만 7000회를 넘어서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 부산진갑·을 두 개 선거구 총 선거인 35만여 명의 76%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으면서 후보들도 인지도를 올리거나 자신의 발언 공약 등을 홍보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당의 요청으로 경남 김해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국민의힘 조해진 후보는 두 자녀와 함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챌린지에 도전한 영상을 올렸다. 당의 요청에 따라 새로운 지역구에 도전한 만큼 가벼운 챌린지로 주민들로부터 인지도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략 차원에서 부산진갑을 떠나 북갑에 출마한 서병수 후보는 가수 비비의 인기곡 ‘밤양갱’을 개사해 부르며 지역 주민들과 친밀감 형성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이다. 조 후보와 맞붙는 민주당 김정호 후보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본인 발언의 핵심을 짧게 정리해 올렸다. 선거 레이스 후반부로 갈수록 정권심판론을 고조시키고 지지층을 집결시키기 위한 의도다.
부산진갑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서은숙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값 논란을 정면 겨냥한 영상을 제작해 화제다. ‘결국 875원에 대파를 사지 못한 서은숙’이라는 제목으로, 한 손에 대파 한 단을 쥐고 고물가 상황을 비판하는 듯 어두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숏폼을 통해 보다 가볍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선거 이후에도 짧은 영상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현상은 정치권에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