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과정이 문제인데…양문석 “아파트 처분해 대출금 갚겠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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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딸 명의 11억 원 사업자 대출 논란,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1일 페이스북에 “논란 없도록 처분해 대출금 갚겠다. 이익은 기부”
국힘 이날 검찰에 ‘사기 대출’ 고발…새마을금고는 현장 검사 착수

지난 3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31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편법 대출’ 논란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가 1일 문제가 된 아파트를 매도해 대출금을 갚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 처분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하겠다”며 “혹여 이익이 발생하면 이 또한 전액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번 더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처신으로 더 이상의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 후보는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산 과정이 ‘불법 대출’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또 딸의 대출금 이자를 배우자가 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증여세 탈루 의혹까지 더해졌다.

이에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은 양 후보자의 ‘사기 대출’ 의혹을 제기했고, 양 후보는 ‘편법 대출’은 인정하면서도 “사기 대출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없다”며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했다. 그러나 대출 과정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당내에서도 총선 악재로 인식하는 기류가 확산되자, 양 후보가 이날 아파트 매도 입장을 밝히며 거듭 몸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출 과정의 편법 또는 위법성을 문제 삼는 것인데, 해당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으로 논란이 해소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마을금고 사업자 대출의 실수요자인 자영업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출 규제로 고통을 받을 때 사기 대출을 받는 특권층의 존재와 그 위선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양 후보가 새마을금고를 속여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금을 본인의 아파트 구입을 위해 사용한 점에 대해 대출 사기로 고발 조치한다”고 양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 양 후보에게 ‘편법 대출’을 제공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중앙회는 현장 검사를 통해 양 후보 자녀의 사업자 대출 과정과 실태 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양 후보는 자신의 편법 대출에 대해 “새마을금고에서 방법을 제안해서 이뤄진 대출”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 후보의 주장처럼 새마을금고가 부당 대출을 적극 조장했다면 금융 당국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새마을금고 측은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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