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잠 시위’에 대자보까지… 부산대 학생들 “장예찬 지지 학생회 규탄”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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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부산대 배지 달고 장 후보와 사진 촬영
징계 내려졌으나 학생들 “징계 수위 낮다” 비판
대자보·과잠 시위 통해 “망언 후보 지지 규탄”

5일 오전 9시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사회관 정원 잔디밭에 부산대 학과 점퍼 70여 개가 놓여 있다. 양보원 기자 5일 오전 9시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사회관 정원 잔디밭에 부산대 학과 점퍼 70여 개가 놓여 있다. 양보원 기자

부산대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과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총학생회장이 부산대 배지를 단 채로 장예찬 후보와 사진을 촬영(부산일보 3월 20일 자 8면 보도)하는 등 부산대 이름 하에 정치 편향적인 활동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5일 오전 9시께 찾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사회관 정원 잔디밭. 다양한 학과에서 모인 부산대 학과 점퍼 70여 개가 놓여 있다. ‘자랑스러운 부산대학교, 부끄러운 총학생회장’이라는 피켓과 사건 타임라인이 정리된 안내판도 함께 설치됐다. 여러 장의 대자보도 붙었다. 대자보에는 ‘부산대학교의 권익을 위해 특정 후보와 소통하는 자리에서, 그와 관련된 현안을 논의하기만 하면 될 것이지 왜 우리 부산대 배지를 달고 후보자와 손 하트를 함께 했느냐’며 이창준 총학생회장의 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 곳곳에는 ‘정치편향, 책임회피, 학생겁박, 그 다음은?’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독자 제공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독자 제공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19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총학생회장이 장예찬 국회의원 후보자와 만남을 가진 것과 관련해 이 총학생회장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오프라인 사과문 및 온라인 영상 사과문 게재 권고’라는 1호 처분을 받았다.

중앙운영위원회 징계가 미약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이를 비판하는 입장을 차례로 밝혔다. 지난달 20일 경영대학생회는 ‘총학생회장, 누구를 위한 행보인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이 온라인 학생 커뮤니티에 업로드돼 444개 ‘좋아요’를 받았다. 입장문에는 이 총학생회장 해임을 논의할 수 있는 대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부산대 15개 단과대 학생회 중 경영대를 포함해 9개 학생회에서 이 총학생회장 해임 논의 지지 입장문을 발표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양보원 기자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양보원 기자

그러나 2번의 공식적인 건의에도 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대의원총회는 의장이 동의해야 소집할 수 있는데 현재 논란 당사자인 이 총학생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학과 한 모 씨는 “본인이 당당하다면 대의원총회에 임하면 되는데, 개회를 미루며 학칙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외교학과 송 모 씨는 “이 총학생회장은 대의원총회는 회피하면서 중앙운영회 카톡방에 ‘본인을 모욕하는 분들에겐 강경한 법률적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개인의 자유를 이유로 낮은 징계를 받은 이 총학생회장이 다른 학우들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1번째 건의는 ‘예’ ‘아니오’로만 답할 수 있는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는 대의원총회 형식에 맞지 않아 수정이 필요했다”며 “2번째 건의는 총학생회장 소명을 함께 요구하고 있는데, 이미 징계위원회에서 판단이 내려진 건에 대해 소명하고 또 다른 처벌을 내리는 것이 절차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부산대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지는 등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학생회장은 지난 2월 18일 부산대 배지를 단 채로 장예찬 후보와 사진을 촬영했으며, 지난달 18일에도 장 후보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장 후보가 해당 사진 등을 SNS에 게시하면서 부산대 학생들 사이에 논란이 인 바 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양보원 기자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캠퍼스 내에 붙은 대자보. 양보원 기자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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