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산서 사전투표에다 부산대병원 예산 약속까지 강행군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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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에서 5개 일정 소화
대통령실 “국정 행보” 원칙론에
민주 “이번 총선의 반칙왕” 비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항 신항 7부두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 개장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항 신항 7부두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 개장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부산을 찾아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여당에서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의 지지세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을 은근히 기대했다. 반면 야당은 “민주화 후 사라졌던 관권선거의 망령을 부활시키며 대통령의 정치 중립 의무를 철저히 파괴했다”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이어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해 “부산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만으로 만들어 우리나라 항만해운 산업을 세계 일류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들어 강서구 명지근린공원으로 이동한 뒤 제79회 식목일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유아 숲체험원에서 부산 남명초 5학년 학생들과 함께 우리 특산 식물인 미선나무 묘목 10개를 심었다.

윤 대통령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 격차 문제 등을 지적하고 의료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이 병동 공간 부족을 거론하며 신축 비용 7000억여 원의 지원을 요청하자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활용하도록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곧바로 지시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1월 부산을 찾았다 흉기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송됐던 병원이다. 당시 이 대표는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이곳으로 이송됐다가 다시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지역 의료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은 또 부산진구 천태종 사찰인 삼광사를 찾아 주지 영제 스님과 만난 뒤 국민 화합과 행복을 기원하며 참배했다. 이날 하루에만 무려 5개의 일정을 차례로 이어간 것이다.

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여야 격전지인 부산을 찾아 ‘원정 투표’를 했다”면서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렇게 무도하고 무분별한 행태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의 부산대병원 방문을 거론하면서 “비극적 정치 테러까지 선거에 소환한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의 반칙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선거와 무관하게 짜여진 일정에 따라 국정을 수행한 것”이라고 했고, 여당은 흔들리는 PK 민심을 다독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표정 관리에 나섰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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