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한 달 새 1조 원 급증
신용거래융자 6개월 만에 최고
주가 변동성 큰 종목들에 몰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한 달 새 1조 원 급증하는 등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작아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빚투가 몰렸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용거래융자는 19조 4772억 원으로 한 달 전(18조 5262억 원)보다 9510억 원 증가했다. 월말 기준 지난해 9월(19조 7029억 원)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이달 들어서도 빚투는 19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코스피에는 10조 4311억 원, 코스닥시장은 9조 323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이다. 증시가 연초 대비 6% 이상 상승하면서 빚투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신용잔고비율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시총 규모가 5000억 원 이하인 종목들이다. 시총이 작아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시총 4000억 원인 반도체 설계 기업 텔레칩스가 9.12%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텍이 8.95%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HLB바이오스텝 8.91% △코리아에프티 8.75%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빚투가 되살아나자, 신용거래융자를 단기간 이자 없이 제공하거나 최대 6개월간 낮은 이자율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7일간 이자율 0%를 적용했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연 4.2~4.8% 이자율로 신용융자를 짧게는 30일, 최대 180일간 신규 고객에게 제공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31일 이상 신용융자 금리를 연 9.0%를 제공하는데, 신규 고객에게는 절반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