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한 선택 4·10] ‘성난 민심’ 야권 192석… ‘보수 결집’ PK 국힘 34석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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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75·조국혁신 12석 등
민심 정권심판론에 손들어 줘
여당, 직선제 이후 최대 격차 패
막판 지지층 뭉쳐 부울경 선전

4·10 총선 하루가 지난 11일 오후 개표 마감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4석 등 총 175석을 석권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정당 국민의미래 18석 등 총 108석에 그쳤다. 이어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은 3석(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이 각각 지역구 1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을 넘었고, 범야권 전체로는 192석을 차지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총선 결과(103석)보다는 5석 많지만, 22대 국회에서도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축소됐다. 다만 부산·울산·경남(PK)은 막판 보수 결집으로 접전 지역 대부분에서 국민의힘이 승리, 전체 40석 중 여당이 34석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 여당이 이같이 큰 격차로 야당에 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대통령 임기를 무려 3년여 남기고 치른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야당이 집권 여당을 이 정도로 압도한 것도 유례가 없다. 국민의힘에서는 현 정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박민식, 박진 후보 등이 수도권에서 모두 떨어진 반면, 민주당에서는 ‘편법 대출’ 양문석 후보, ‘막말’ 논란의 김준혁 후보마저 당선됐다. 야당의 모든 악재를 덮을 만큼 ‘정권심판론’의 기세가 강했다.

민주당은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102석 얻으며 압승했고, 텃밭인 호남(28석)은 물론 제주(3석)를 ‘싹쓸이’ 했다. ‘중원’인 충청권에서도 28석 중 21석을 확보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경북 25석을 석권했다. 특히 전체 30~40% 지역이 접전지 분류된 PK의 경우, 국민의힘이 부산 18석 중 17석, 경남 16석 중 13석, 울산 6석 중 4석을 얻어 21대 총선 때보다 한 석을 늘렸다. PK가 ‘개헌 저지선’마저 위태로웠던 집권여당의 ‘버팀목’ 역할을 한 셈이다.

이번 승리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여야 모두 민생 경제 위기의 해소를 위해서 온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일단 '민생 우선'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에 드러난 민심이 정권 심판인 만큼, 22대 국회에서 거야의 힘으로 현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과 관련,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하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야당의 쟁정 법안 강행과 이에 맞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경색되는 악순환이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안철수 의원이 "이제는 정말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제대로 바꾸고, 당정관계를 건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실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차기 당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소지도 있다.

제3지대 정당의 희비도 갈렸다. 비례대표만 12석을 얻어 단숨에 원내 제3당으로 도약한 조국혁신당에 이어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승리한 개혁신당과 진보당이 각각 3석을 얻어 원내 교두보를 확보했다. 반면 녹색정의당은 12년 만에 원외정당으로 전락했고, 당의 간판인 심상정 의원은 이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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