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대절해 대구에서 달려온 맨발 마니아들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
[이색 참가자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대구지부
레일코리아 회원 등 단체로 참가
부산맨발학교는 현장 정모 진행
자녀들 도움받아 완주 성공 80대
즉석 경품까지 당첨돼 ‘기쁨 두 배’
20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첫 ‘세븐비치 어싱 챌린지’에서는 눈길을 끈 이색 참가자들도 많았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대구지부 회원 40여 명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해운대에 도착했다. 초록 글자 어깨 띠를 두른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백사장 한 곳에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모여 자체적으로 사전 몸 풀기를 진행했다. 단체 채팅방 회원이 1000명에 달한다는 이 모임은 전국 곳곳의 맨발 길을 답사하며 우의와 건강을 다지고 있다. 채팅방 방장을 맡은 최희숙 씨는 “맨발걷기를 100일만 해보면 당장 비염이 사라지는 등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며 “맨발걷기를 한 이후 삶이 즐거워졌다”고 자랑했다.
회원 23만 명을 자랑하는 철도 기반 여행 동아리 레일코리아 회원들도 50여 명이 해운대에서의 맨발 체험을 즐겼다. 여행 인플루언서 능금아 씨는 레일코리아 밴드에 남긴 후기를 통해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기분 좋게 땀이 났다"며 "6월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될 2차 챌린지에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민국맨발학교 부산지회는 이날 해운대 어싱 챌린지에서 행사장에서 정기모임을 가졌다. 최명솔 지회장은 “이번 선포식과 챌린지를 계기로 부산의 맨발걷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발의 참가자도 꽤 눈에 띄었다. 대니 하임스(42)·변자민(40) 씨 부부는 두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하임스 씨는 “모래사장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맨발걷기를 즐기곤 했지만, 수많은 사람과 함께 걸으니 아주 특이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팡이를 들고 온 안재순(89) 씨는 자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완주했다. 그는 평소 딸 박영옥(62) 씨 등 자녀들과 함께 광안리, 송정해수욕장 일대를 맨발로 걷는다. 박 씨는 “어머니께서 척추협착증 때문에 혼자서는 못 걸으신다. 그런데 같이 맨발걷기를 하고 나면 오히려 다리가 가벼워진다고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이날도 박 씨를 비롯한 삼 남매가 어머니를 모시고 해운대 바닷가를 천천히 걸었다. 오랜만에 지팡이도 짚지 않고 모랫길을 걸은 안 씨는 즉석복권 경품(부산미래IFC검진센터 VIP 검진권)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