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원도심 소멸 막으려면 '세컨드 홈' 특례 적용해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동산 거래 부산 평균 4분의 1 그쳐
생활인구 유입돼야 지역 활성화 기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등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 감소 지역에 있는 공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해도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돼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기획재정부는 15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인구 감소 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영도 등 원도심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등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 감소 지역에 있는 공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해도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돼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혜택을 받는다.기획재정부는 15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인구 감소 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영도 등 원도심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정부가 인구 감소 지역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세컨드 홈 특례’에 인구 감소가 극심한 부산 원도심을 제외해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수도권 등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 감소 지역의 공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해도 1세대 1주택자로 인정해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혜택을 받는 내용의 ‘인구 감소 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생활인구와 방문인구, 정주인구를 늘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취지다. 전국 인구 감소 지역 89곳 중 83곳이 포함됐다. 하지만 89곳에 해당되는 부산 동·서·영도구는 세컨드 홈 특례 지역에서 제외돼 잔뜩 기대했던 해당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는 부산 원도심을 특례 지역에서 제외한 이유로 “수도권과 광역시 지역은 부동산 투기 우려를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과 광역시 중에서도 인천 강화군·옹진군, 경기 연천군과 광역시인 대구 군위군은 특례 대상에 포함했다. 부산의 원도심 지자체장들로 구성된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협의체는 성명을 통해 “재검토를 촉구한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제외 대상 지역의 근거로 제시한 부동산 투기 우려는 부산 원도심의 실정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부산 원도심 지자체장들이 한결같이 특례 지역 포함을 요구하는 이유다.

부산 원도심은 전국 최악 수준의 인구 절벽에 직면해 있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8.5% 이상으로 초고령화에 진입한 지 오래다. 부동산 실거래 건수도 부산 지역 평균의 4분의 1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산복도로 망양로 고도 제한 등 각종 규제는 물론이고, 계단이 많은 고지대 특성으로 정비 사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은 빈집들은 치안 문제마저 야기하고 있다. 영도구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에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줄면서 전국에서도 감소율이 세 번째로 크다. 지방소멸이 가장 심각한 곳이 부산 원도심이라는 방증이다.

정부는 부산 원도심을 세컨드 홈 특례 지역에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교통·의료·상하수도·공공서비스 등 인프라가 갖춰진 부산 원도심에 외지인의 워케이션(휴가지 원격 근무) 용도 주택 구입 등 거래가 활발할 경우 생활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생활인구의 유입은 정주인구 증가로도 이어질 수가 있다. 이는 정부의 지방소멸 방지라는 당초 정책 취지와도 부합한다. 정부는 지방소멸 방지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을 모처럼 내놓은 만큼, 실질적인 정책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산 원도심의 세컨드 홈 특례 적용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하길 촉구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