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상의 'HMM 본사' 부산 유치 추진을 환영한다
양재생 회장-노조위원장 부산 본사 논의
여야 정치권도 균형발전 위해 힘 합하길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본사 부산 유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 국적 해운사 유치는 해양수도 부산의 숙원이었는데 최근 HMM 매각 협상 과정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HMM 본사 부산 유치를 강조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부산의 경제 수장이 대기업 본사 부산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양 회장은 25일 전정근 HMM 해원노조위원장을 부산상의로 초청해 본사 부산 이전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본사 부산 북항 건립을 놓고 긍정적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부산항을 모항으로 출발해 글로벌 해운사로 성장했다. 1967년 부산에서 설립돼 1990년대까지 세계 10위권 해운사로 도약했으나 2000년대 이후 글로벌 해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다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현재 국내 1위, 세계 8위 규모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부산항에서 처리되고 있고 실질적 업무도 부산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본사가 부산에 위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앞으로 북극항로를 통한 부산항 성장 전망을 감안하면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을 위해서도 HMM 본사 부산 유치는 중요한 모멘텀이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의 중심축이 해양과 금융이다. 해양 관련 공기업들이 모두 부산에 입지하고 있고 HMM 대주주이자 해운사를 지원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본사도 부산이다. 해양 분야의 집적과 시너지를 위해서도 HMM 본사 유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북항재개발로 본사 입지를 위한 여건도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 2000명에 최근 3년간 연간 매출액이 8조~18조 원에 이르는 대기업이 부산에 온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상징성을 갖는다. 부산이 글로벌 해운 중심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이나 서울과 부산의 두 바퀴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구호로만 되는 일은 아니다. HMM과 산업은행 본사 부산 유치와 같이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일으킬 대기업이 부산으로 와야 수도권에 대응하는 경제권 역할이 가능하다. 글로벌 허브도시특별법도 결국 국내외 대기업의 부산 유치를 위한 것이다. HMM 본사 부산 유치의 경우 앞서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추진을 약속했고 심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에도 포함됐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적극적이다. 여야가 힘을 합해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HMM과 산은의 부산 본사 유치가 하루빨리 성사돼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주춧돌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