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스타트업 파크 창업 생태계 활성화 허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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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성장 거점 마련에 필수 사업
지역사회 역량 총동원해 성공시켜야

부산시가 총사업비 376억 원을 들여 부산항 북항 제1부두를 리모델링해 창업·문화·전시 복합 공간인 ‘스타트업 파크’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부산항 북항 1부두의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총사업비 376억 원을 들여 부산항 북항 제1부두를 리모델링해 창업·문화·전시 복합 공간인 ‘스타트업 파크’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부산항 북항 1부두의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항 북항 제1부두 일대에 대규모 창업 기반시설인 스타트업 파크가 조성될 모양이다. 오랫동안 ‘북항 혁신창업타운’을 구상했던 부산시가 계획을 한 단계 발전시켜 추진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이미 윤곽은 어느 정도 짜여 있다. 376억 원의 예산을 들여 1부두 물류창고 내부를 리모델링해 창업·문화·전시 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더욱 구체화한 전략을 가지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에도 응모해 놓은 상태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부산 청년들에게 든든한 창업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사 위기의 지역 스타트업계로선 모처럼의 반가운 소식이겠다.

스타트업 파크는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된 일종의 클러스트다. 단순히 창업 기업을 위한 공간을 모아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창업자와 투자자, 공공기관, 대학 등이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교류·협력함으로써 기업 운영에 필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상업·문화·주거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요컨대 청년들이 한 곳에서 일하고 즐기며 생활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프랑스 스타시옹F가 좋은 예다. 오래된 철도시설을 재개발한 이곳은 지금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파크로 기능하고 있다. 지역경제를 이끌 혁신 거점 마련과 청년 인구 유출 방지가 당면 과제인 부산으로선 스타트업 파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부산시도 ‘창업하기 좋은 도시 부산!’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시도를 보였다. 창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산창업청을 설립하자거나 1000억 원 규모 벤처펀드 조성하자는 등 논의도 분분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결론 난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기획 단계에서 표류하고 말았다. 이러는 사이 부산 스타트업 기업들은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스타트업 기업들의 2023년 투자금 유치 규모가 2022년에 비해 무려 73% 가까이나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부산의 청년 창업자들이 부산을 떠날 궁리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인 것이다.

‘창업하기 좋은 도시 부산!’ 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어야 한다. 부산이라고 해서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 된다는 유니콘 기업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전제가 역동적인 창업 생태계 구축이다. 이왕에 스타트업 파크를 조성하기로 했으니 지역사회의 온 역량을 모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것이다. 시는 정부 공모에서 탈락해도 스타트업 파크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라지만, 선정 시 재정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만큼 준비에 만전을 기하길 당부한다. 사업 대상지인 북항 1부두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으니, 문화재 당국과 치밀한 협의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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