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다이어트센터, 건물 다 짓고도 3년째 ‘표류’
남해군 ‘다이어트 보물섬’ 추진
핵심 시설인 센터 2021년 완공
민간업자 비용 미지급, 준공 거부
조항 없어 협약 해지도 하세월
경남 남해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핵심 시설인 ‘보물섬 다이어트 센터’가 공사를 마치고도 2년 넘도록 운영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남해군에 따르면 군은 2018년 12월 국비 포함 205억 원을 투입해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사업은 미조면 조도와 호도 일원에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생태 헬스케어 보물섬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 19만 2721㎡ 부지에는 다이어트 센터와 치유의 숲, 탐방로, 전망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됐다.
사업 추진을 위해 군은 2020년 11월 민간사업부지 숙박시설 건설과 다이어트 센터 운영을 맡을 민간사업자 A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다이어트 센터는 공공시설로, 예술품과 전시물 관람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 공연 등 힐링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예정됐다. A사는 또 1만 8723㎡ 부지에 32실 규모 호텔과 빌라, 카페테리아, 포토존, 문화화장실 등 건립에 총사업비 149억 3900만 원을 투자한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 사업은 현재 표류 중이다. 핵심 시설인 다이어트 센터가 미준공 상태이기 때문이다.
군은 전체 사업 예산의 70% 수준인 135억여 원을 투입해 2021년 12월 다이어트 센터 공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설계업체가 준공 서류를 남해군에 접수하지 않고 있다.
군은 사업 초기 민간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자 민간사업자 계약조건에 자체 설계안을 허용하는 방안을 삽입했다. 이에 A사는 자체 설계안을 만들어 군과 계약했는데, A사가 설계사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설계업체는 설계비가 미납된 상태에서 준공 승인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사는 계약 당시 약속한 1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일부 부지를 매입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진척은 없다. A사는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최근 PF 자금 경색, 건축비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해 A사와 두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군은 협약 해지를 위해 A사의 소명자료 제출 요청 등 의견 청취 절차에 들어갔다. 건물 준공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해지에 대한 소송 등 법적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군과 A사가 맺은 협약에는 사업 해지 절차에 관한 조항이 없어 사업 해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접안시설이라든지 진입도로 이런 부분들은 공사를 다했다. 센터 공사까지는 다 돼 있는 상태고 지금 민자사업자만 안 들어와 있는 상태다. 민자사업자에 맞춰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쓰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