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초선 당선인 만난 윤 대통령 "부산이 효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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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성일종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성일종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저녁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22대 국회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초선 당선자 14명과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의 동반자인 여당과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강조했고, 특히 전국과 달리 여당 의석수를 늘린 4·10 부산 총선 결과를 두고 “부산이 효자”라며 각별한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PK 당선인들은 총선 결과에 대한 여권 내 ‘지나친 패배주의’를 경계하면서 당정이 협력해 앞으로 잘 해나가자는 격려성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 관계 재정립 등 ‘쓴소리’는 없었다고 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만찬 초반 당선인들에게 “할 얘기 있으면 언제든지 직접 하라”며 편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로 말하자,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그래도 나를 통해야 한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검사시절부터 대통령실까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온 주진우 당선인과 대선 당시 당 홍보국장으로 연을 맺은 서지영 당선인 등 당선인들과의 개인적인 기억 등을 언급하며 ‘맞춤형’ 격려를 하기도 했다.

당선인들은 이번에 치열했던 PK 총선 과정을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킨 데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이 참패했던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전체 의석 18석 중 17석, 경남 전체 의석 16석 중 13석을 가져오며 ‘탄핵 저지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국민의힘의 효자들 아니냐”고 했고, 윤 대통령도 “부산이 큰 역할을 했다. 부산이 효자”라며 화답했다고 한다. 총선 결과와 관련해 윤 대통령을 격려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정치는 의리 아니냐. 의리를 지키지 않으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고,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되겠다”는 당선인도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내가 당의 호위무사가 되도록 국정 운영에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부산대병원이 위치한 서구를 지역구로 둔 곽규택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총선 직전인 지난달 5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대병원 신축 병동 예산 7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언급했고, 윤 대통령은 “확실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예산편성권 등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 있는데 당이 민심을 살펴 건의하면 반영하고 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면서 “우리가 의석을 기대만큼 얻지 못했지만 너무 수세적으로만 갈 수는 없다. (정부와 여당이)동반자로서 국정을 함께 잘 이끌어나가자”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만찬에서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부 참석자들의 간접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선인은 “의원 개인 소신도 있지만 당론을 위배하지 말고 함께 가야 한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채상병 특검법의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당론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패배 이후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정운영 기조 변화, 당정관계 재정립 등에 대한 언급 역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과 당선인의 첫 만남이라 ‘고맙다’, ‘잘 하자’ 그런 격려성 발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최근 공개 행보를 다시 시작한 김건희 여사도 당선인들을 맞이하며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만찬 시작 전 당선인들을 만나 “선거를 치르는데 고생이 참 많으셨다”, “건강은 좀 괜찮으시냐”며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이날 만찬에는 부산의 곽규택(서동) 김대식(사상) 박성훈(북을) 서지영(동래) 정성국(부산진갑) 정연욱(수영) 조승환(중영도) 주진우(해운대갑), 경남의 김종양(창원의창) 이종욱(창원진해) 박상웅(밀양의령함안창녕)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울산의 김상욱(남갑)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초선 당선자들의 만찬은 지난 16일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 초선 당선자들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도 비례대표 등 초선 당선자들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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