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타고 미로 찾고… 놀거리 갖춘 북항, 시민들 북적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7회 부산항축제 1~2일 개최
보트 체험하러 아침부터 대기 줄
글짓기 대회 등 체험 행사 가득
"상시 콘텐츠로 경쟁력 높여야”

제17회 부산항축제가 지난 1일 개최됐다. 정대현 기자 jhyun@ 제17회 부산항축제가 지난 1일 개최됐다. 정대현 기자 jhyun@

2일 낮 12시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의 보트 체험 승선장. 첫 운항 시간이 되자 부스 앞에서 북새통을 이루던 시민들 30여 명이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승선장으로 차례차례 올라왔다. 빨간색과 파란색 구명조끼를 입은 이들은 달, 자동차, 도넛 모양의 보트를 타고 저마다 북항 수로를 누비며 즐거운 웃음을 터트렸다. 이곳에서 만난 정민수(45·남구 대연동) 씨는 “초등학생인 아들이 꼭 보트를 타보고 싶다고 해서 현장 접수를 위해 오전 9시 전부터 줄 서 있었다”고 말했다. 한 보트 체험 관계자는 “오전 11시 30분에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오후 8시까지 일정이 모두 선착순 마감됐다”고 귀띔했다.

국내 대표 항만 축제인 제17회 부산항축제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북항 친수공원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 영도 해양경찰서 부두 일원에서 개최됐다. 각종 해양 관련 체험 활동을 즐기러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에 상시 즐길 거리가 갖춰진다면 뛰어난 집객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축제 기간동안 부산항 물류의 상징인 컨테이너를 활용해 여러 국가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글로벌 포트 파크(Global Port Park)’가 열렸다. 이곳에는 튀르키예의 전통 공예, 일본의 전통 민요와 대중가요, 태국의 휴양지 힐링 문화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이날 튀르키예관 앞에는 ‘모자이크 코스터 만들기’ ‘튀르키예어 캘리그라피 체험’에 신청하러 온 아이들로 매시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는 대형 컨테이너로 이뤄진 미로에서 부산항과 관련한 각종 퀴즈와 임무를 수행하며 길을 찾아 나가는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보트 체험 승선장에 오른 시민들. 정대현 기자 jhyun@ 보트 체험 승선장에 오른 시민들. 정대현 기자 jhyun@

아울러 북항 친수공원에서 바다사랑 어린이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대회, 거북선과 판옥선 등 배 모형 만들기 체험도 진행됐다. 그림 그리기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수많은 어린이는 북항 친수공원 풀밭 위에 앉아, 자신 앞에 놓인 도화지를 알록달록 채우느라 사뭇 진지한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영도 해양경찰서 부두 일원에서는 대형 함정 공개, 항만안내선 새누리호와 자갈치 크루즈를 이용한 부산항투어, 영도 해양클러스터를 방문해 임무를 수행하는 미션 스탬프투어 등이 열렸다. 전날인 1일 오후 8시에 열린 축제 개막행사에서는 감성 보컬 가수 김범수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드론 1200대가 동원된 드론 아트쇼, 화려한 부산항 불꽃 쇼가 펼쳐지기도 했다.

북항 친수공원은 지난해 11월 개방 이후 본격적으로 시민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남에도 상시 콘텐츠와 편의시설이 부족해 집객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이번 부산항축제도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북항 친수공원이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도심과 가깝고 수로를 갖추고 있어, 시민들이 보트 체험이나 서프마린패들보트(SUP) 등 해양 스포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항 친수공원은 인근에 조성될 랜드마크 시설, 오페라하우스, 마리나 등 잔여 사업의 동력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부산의 한 관광 전문가는 “상시 즐길 거리와 먹거리가 갖춰진 북항 친수공원은 미래 관광 자원으로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단기 행사에 머무르지 말고, 도심과 가까운 대규모 ‘워터프런트 파크’의 장점을 살린 상시 콘텐츠로 집객력을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