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첫 '국정브리핑'…절충형 소통으로 자리잡나
기자회견·담화 아닌 제3의 형식으로 현안 설명
앞으로 주요 사안 마다 직접 나서 질의응답 예정
불리한 현안도 피하지 않아야 소통에 성공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이라는 형식으로 '동해안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국민들에게 직접 보고했다.
이번 국정브리핑은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이라는 발표 내용도 그렇지만 형식에 있어서도 상당히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이 브리핑 형식으로 현안을 설명한 것은 취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기자들을 상대로 중대 현안을 직접 보고하는 국정브리핑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정브리핑 계획은 이날 오전 급박하게 결정됐다. 대통령실은 브리핑 시작 8분 전에야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일정을 공지했고 내용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우측 옆에는 모니터가 설치됐고, 모니터에는 동해안 석유·가스 매장 추정 지점이 표시됐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 발표 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일정 복귀를 위해 4분 만에 이석했고, 질문은 따로 받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국정 브리핑'이란 형식을 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아쉽게 마무리됐는데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 도어스테핑이란 유례없는 언론 접촉 형식을 의욕 넘치게 도입했지만, 2022년 11월 18일을 끝으로 중단했고 이후 한동안은 언론과 아예 대면하지 않았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로는 직접 대통령실 인사를 발표하고 기자회견과 출입기자단 만찬을 진행하는 등 언론과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현안을 언급한 것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만으로, 앞으로도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직접 내용을 설명하는 국정브리핑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주제 제한 없이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기자회견과 특정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담화를 절충해 국정브리핑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대국민소통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두루 묻는 기자회견도 계속하겠지만, 국정브리핑은 그보다는 한 사안에 대해서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걸 말씀드리고 질문도 받으려고 한다"며 "현안이 있을 때 중요한 사안을 보고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대국민소통에 나선 것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책성과를 알리는 차원을 넘어서 민감한 정국 현안도 직접 설명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진정한 소통에 성공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