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참전 치열해진 국힘 전대… 윤심 어디로?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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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최근 윤 대통령과 독대
친윤계, 원 전 장관 지원 가능성
"대통령, 당무에 개입하지 않아"

한동훈·나경원·원희룡(왼쪽부터). 연합뉴스 한동훈·나경원·원희룡(왼쪽부터). 연합뉴스

한동훈·원희룡·나경원 등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진 23일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동훈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전당대회에 뛰어들면서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던 당권 경쟁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원 전 장관의 출마가 사실상 대통령실과의 교감 속에 결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원 전 장관은 출마 결심을 밝히기 하루 전인 19일 윤 대통령과 독대까지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신빙성을 얻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특사로 엘살바도르 대통령 취임식에 다녀왔는데 이를 보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당권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친윤계 입장에서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가 없기 때문에 원 전 장관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 전 장관은 2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신뢰가 있어야 당정 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며 윤심을 호소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런 분석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 어느 후보와도 똑같은 거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정이 정책 분야에서는 고위당정협의회·실무당정협의회 등 호흡을 맞춘다는 계획이지만 국회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것도 당무 개입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아 거대 야당에 맞서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여당과의 유기적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그런 차원에서 ‘수평적 당정관계’를 주장하는 한 전 위원장보다는 원 전 장관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여권 내에서는 만약 전대에서 결선투표까지 이뤄질 경우 윤심이 더욱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을 못하면 결선투표에서 ‘한동훈 대 반한동훈’의 1대1 구도를 만들어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윤심이 작용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윤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은 급속하게 사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총선 이후 위축된 당세와 일부 핵심 친윤을 제외한 초선 의원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런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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