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여름 영화 시장… ‘알짜 영화’ 총출동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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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부터 ‘탈주’ ‘파일럿’ 등
대형 영화 아니지만 완성도 높아

영화 ‘탈주’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탈주’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름 맞이’에 한창인 영화마을에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는 개성 있는 알짜 영화들이 시간 차를 두고 하나 둘 관객을 찾는다. 제작비 200~300억 원대의 대형 영화들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관객 표심 사냥에 나섰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영화계에선 달라진 극장 흥행 흐름에 맞춰 여름 영화 시장에도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여름 영화 주요 개봉작은 ‘하이재킹’ ‘핸섬 가이즈’ ‘탈주’ ‘파일럿’ 등이다. 지난 21일 개봉한 ‘하이재킹’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핸섬 가이즈’가 관객을 만난다. 일주일 뒤인 7월 3일엔 ‘탈주’가 스크린에 걸리며 약 3주 후인 다음 달 31일엔 ‘파일럿’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하이재킹’ 스틸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영화 ‘하이재킹’ 스틸컷.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출연진은 화려하다. 비행기 납치 사건을 다룬 ‘하이재킹’에선 하정우와 여진구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코미디 영화인 ‘핸섬 가이즈’엔 이성민과 이희준이 등판했다. 긴장감 넘치는 탈주극을 그린 ‘탈주’에선 이제훈, 구교환이 나섰다. 조정석은 특유의 코믹한 연기를 ‘파일럿’에서 선보인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의 면면은 흥미롭다. ‘하이재킹’의 김성한 감독과 ‘핸섬 가이즈’ 남동협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상업 영화에 데뷔한다. ‘탈주’의 이종필 감독은 ‘도리화가’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등을 만든 경험이 있다. ‘파일럿’을 연출한 김한결 감독은 ‘가장 보통의 연애’로 관객을 만난 적 있다. 김성한, 남동협 감독은 첫 연출작이지만 충무로에서 오랜시간 조감독 경험을 쌓았고 이종필, 김한결 감독은 전작에서 짜임새 있는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알짜’ 연출자다.

영화 ‘핸섬가이즈’ 스틸컷. NEW 제공 영화 ‘핸섬가이즈’ 스틸컷. NEW 제공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파일럿’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존 극장 영화 흥행 공식이 달라지면서 올여름 영화마을 대진표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여름 영화 시장엔 전작에서 1000만 관객을 모았던 ‘스타 감독’의 신작이나 200~3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과거 여름은 대표적인 극장가 성수기로 꼽혔지만, 팬데믹 이후 여름 개봉작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 비수기로 불렸던 2월과 4~5월 개봉한 작품들이 ‘천만 영화’에 오르는 등 달라진 흥행 공식도 이런 변화에 한 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관객들의 극장 영화 선호 장르와 관람 형태가 달라졌다”며 “같은 날 개봉하면 출혈 경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시간 차를 두고 개봉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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