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약 문제, 식약처와 함께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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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최근 마약과 관련된 이슈의 장기화가 지속되고 있는 추세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대한민국이 그 지위를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적발된 마약사범은 약 2만 8000명으로, 이전 1년간 수치에 비하여 46%가 증가하였다.

비단 성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마약 중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디에타민 등 펜타민 성분의 마약성 식욕억제제가 청소년의 마약 복용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디에타민은 식욕을 억제하지만 불면증, 불안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고, 투약 중단 시 금단 현상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을 빼려 하거나, 공부를 위해, 혹은 호기심에 먹었던 약에 중독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 빠지면 그 중독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고 알려진 마약은, 혼자가 아닌 시설과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면 치료와 재활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도 마약 중독환자들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로, 지난 3월 26일 식약처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개소한 ‘용기 한걸음센터 1342’이다. 1342는 마약류 중독예방상담센터로, 24시간 마약류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센터 개소 후 진행된 상담 수는 4월 한 달간 약 600건, 5월까지는 총 900건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으로, 지속적인 홍보가 유지된다면 마약 퇴치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식약처가 지난 4월부터 대검찰청, 법무부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사법-치료-재활 연계 모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단순 사범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중독 수준을 평가하여, 이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와 재활을 진행한다.

특히 이 모델은 작년 하반기에 진행한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기소유예자들이 약물을 더 이상 투약하지 않는 성과를 보였다.

또한 전국에 4개소로 운영되고 있는 ‘함께 한걸음센터(마약중독재활센터)’를 17개소로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재활 및 치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부산에는 연제구에 1개소(영남권재활센터)가 있으며, 울산·경남지역에도 건립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이 외에도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매년 상·하반기마다 함안·진영 고속도로 휴게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퇴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마약류 퇴치 캠페인에서는 약물의 오·남용 예방 안내를 위한 소책자 등 홍보 물품을 무료로 배부하니, 본 캠페인 현장을 찾으시게 되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마약이라는 물질을 적극적으로 떨쳐내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마약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나 영화 등의 매체에서 마약과 관련된 내용을 접하는 경우에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아닌, ‘저렇게 현혹되지 말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식품과 연관되어서도 올 7월부터 식품표시광고법을 개정하여 식품명에 ‘마약’이라는 표현을 붙이지 못하게 되었다. 마약이 들어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중독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표현이 사용되는 것은 무의식적인 친근함을 빙자하고,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도 주위 사람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려 마약 퇴치에 한걸음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 마약에 대한 호기심 또는 충동이 들거나, 중독 치료를 희망한다면 주저 없이 용기 한걸음센터 1342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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