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삽 뜬 부산촬영소, '영화산업 메카' 실현 시작됐다
명실상부 'K-콘텐츠 전초 기지' 기대
첨단 스튜디오 등 2단계 차질 없어야
‘영화·영상도시 부산’의 핵심 기반 시설이 될 부산촬영소가 18일 착공식을 가졌다. 부산촬영소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기장도예촌 관광지 내 1만 2631㎡ 규모 부지에 2026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주요 시설로 실내 스튜디오 3개 동과 야외 스튜디오, 소품과 세트 제작용 아트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실내외 스튜디오를 모두 갖춘 곳은 전국에서 유일해 국내외 촬영 수요를 놓고 수도권 촬영소와 경쟁해 볼 만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시작된 후 20년 넘게 본격적인 제작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던 부산은 종합 촬영소 건립으로 ‘영화산업의 메카’ 실현에 진일보할 수 있게 됐다.
부산촬영소는 착공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부산 이전 결정과 함께 2015년 문체부·부산시·기장군·영진위가 사업 추진을 확정했으나 부지 문제가 불거져 첫 삽을 뜨기까지 9년이나 진통을 겪은 것이다. 부산촬영소가 K-영화, K-콘텐츠를 전 세계로 쏘아 올리는 전초 기지가 되려면 영화 제작 과정 전반을 아우르는 시설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설계돼야 한다. 또 최근 영화 제작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수중 스튜디오와 버추얼(VFX) 스튜디오 등 특화된 첨단 시설이 필요하다. 이 같은 내용은 2단계 사업 계획에 포함될 예정인데, 그 성공 여부에 따라 영화업계의 ‘부산행’도 기대할 수 있다.
부산촬영소는 부산시와 기장군·영진위가 촬영소 인근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OTT 플랫폼 거점 촬영 스튜디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두 시설이 전국 최대 규모이자 최첨단 기술 기반 스튜디오 집적지로 조성되면 명실상부한 영화·영상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된다. 인접한 안데르센극장, 안데르센 동화마을과 함께 테마 관광지로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실제 미국 영화산업의 중심지 할리우드의 경우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영화사의 촬영장이 투어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일본 교토의 ‘도에이 교토 스튜디오 파크’도 시대극 촬영장을 개방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부산은 BIFF를 통해 침체된 한국의 영화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영화 축제로 발전시킨 저력이 있다. 그 덕분에 2014년 아시아 최초로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에 선정된 데 이어 3일 영화 창의도시 의장 도시로 선정돼 26개 회원 도시를 이끌게 됐다. 여기에 영화·영상 제작 시설까지 갖추는 것은 영화 축제와 산업을 병행 발전시켜 영화·영상도시로 도약한다는 부산의 미래 전략에 부합한다. 착공식에서 한상준 영진위원장은 “최첨단 스튜디오를 갖춘 종합영상센터 등을 추진해 동부산 스튜디오 벨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영진위는 부산촬영소 2단계 계획에 부산시민들의 기대가 큰 점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