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모함 드론으로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들… 경찰 수사 착수
"호기심에 촬영했다" 진술
통화 기록 등 수사 착수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시설과 미국 항공모함을 무단으로 촬영한 중국인들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30~40대 중국인 3명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드론을 띄워 군사 보호시설인 해군작전사령부를 무단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한 국립대에 장기간 재학 중인 이들은 이날 남구 용호동 한 야산에 차량을 주차한 뒤 산책하던 중 당시 해군 작전기지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발견했다. 이에 호기심이 생겨 차량에 보관 중이던 드론을 활용해 루스벨트함을 촬영한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촬영 영상 속에는 루스벨트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해군작전사령부 건물 모습도 일부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루스벨트함을 촬영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루스벨트함은 한미일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지난달 22일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루스벨트함을 방문해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과 연합 방위 태세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수 언론에도 루스벨트함이 공개됐다.
경찰 측은 언론과 시민들에게 항공모함이 공개된 만큼 이날 드론으로 항공모함을 촬영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군사 보호시설인 해군작전사령부가 영상에 담겼기에 현재 혐의를 적용해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드론 기기와 중국인 유학생 휴대전화를 압수해 영상과 통화 기록 등을 조사하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1년 이상 상당 기간 부산 국립대학교에서 재학 중인 유학생들”이라며 “휴대전화 안에 있는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단계로 관련 법에 따라 추후 송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