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욕객 몰리는 부산, 물놀이 사고 경각심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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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이안류 빈발, '튜브 금지령'까지
해파리 쏘임도 급증… "안전이 최우선"

휴일인 지난 21일 오후 맑은 날씨 속에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많은 피서객이 몰려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휴일인 지난 21일 오후 맑은 날씨 속에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많은 피서객이 몰려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불볕더위와 휴가철이 겹쳐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부산 앞바다에 안전사고 경고등이 켜졌다. 우선 불청객 이안류가 또 말썽이다. 이안류는 밀려온 바닷물 흐름이 갑자기 먼바다 쪽으로 바뀌면서 순식간에 사람까지 휩쓸고 나가는 현상인데, 올해도 부산 해수욕장에는 이안류가 빈발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튜브에 올라탄 채로 있으면 부력 때문에 급류에 떠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는 경보 정도에 따라 ‘튜브 금지령’이 내려지고 있다. 모처럼 바다를 찾은 해수욕객은 울상이지만 안전을 위한 고육책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무엇보다 입수객 안전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당국의 안전 대책도 중요하지만 해수욕객 스스로 사고 경각심을 갖는 게 우선이다. 너울성 파도나 태풍의 간접 영향에 따라 파고가 높아진 탓인지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27일 해운대해수욕장 옆 미포방파제 인근에서 수영 중이던 70대가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날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윈드서핑을 즐기던 30대가 표류하다 해경에 구조됐고, 앞선 26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이안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내려간 60대가 구출되기도 했다. 안전선을 넘거나 안전요원이 없는 시간에 물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당국의 입수 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위험 요인도 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4일 부산 태종대 인근 해상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어종인 악상어가 포획됐다. 수온 상승 탓에 연안까지 접근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발 가능성 때문에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또 해파리 쏘임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올 6월 이후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쏘임 피해로 구급 활동을 한 사례는 127건으로 지난해 5건에 비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6월 말부터 우리나라 바다에 유입되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주종인데 독성이 강한 데다 수온 상승으로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위험도 커지는 실정이다.

부산 해수욕장은 부산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부산을 찾은 피서객에게 해수욕장 경험은 부산의 추억이 된다. 그런데 해수욕장이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면 ‘국제관광도시 부산’이 그간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사계절 해수욕장을 지향하면서 ‘24시간 안전 해수욕장’을 헛구호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지자체와 경찰, 소방당국은 사고도, 희생도 없는 안전한 해수욕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튜브 사용이 금지되면서 맨몸 수영을 하거나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물놀이를 즐기는 불편을 감내해 준 관광객들에 대한 보답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해수욕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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