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발 이커머스 '지각변동' 대형 오픈 플랫폼 강세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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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신규 입점 20% 증가
11번가·G마켓·옥션도 판매자↑
백화점 온라인 결제 소폭 상승
최우선 요소 '거래 안전성' 꼽혀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터진 지 한 달 만에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거래 안전성이 뛰어난 대형 플랫폼으로 판매자와 이용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이후 판매자와 이용자들이 기존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모회사 큐텐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영역 등 관계사에서 롯데온, G마켓, 옥션, 11번가 등 대형 플랫폼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에 따르면 이달 1~7일 새로 입점한 판매자 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전달 대비 16%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월간 신규 입점 판매자 증가율이 5%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G마켓(지마켓) 역시 최근 신규 판매자 유입세가 가파른 것으로 보고 있다.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이용자들의 이동도 활발하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G마켓·옥션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168만 459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56만 6906명)보다 7.5% 늘었다.

해당 기간 11번가도 143만 1883명에서 146만 4559명으로 2.3% 증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 안팎에선 고객들이 티메프 사태 후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형태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형 플랫폼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와중인 지난달 22∼31일 G마켓·11번가 등의 대형 오픈마켓 결제 건수는 106건으로, 이는 사태 이전인 지난 6월 1∼7월 21일 기간 100건보다 6건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롯데온과 SSG닷컴(쓱닷컴) 등 백화점 플랫폼 결제 비중도 2.2%에서 2.3%로 소폭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판매자든 이용자든 거래 안전성을 그 어느 때보다 플랫폼 선택의 중요 요소로 고려하는 것 같다”며 “재무 구조가 튼튼한 대기업 계열 플랫폼이나 인지도를 갖춘 국내 대형 플랫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일각에서는 티메프 사태 여파로 머지않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쿠팡이 24.5%, 네이버쇼핑이 23.3%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신세계그룹 계열(G마켓+옥션+SSG닷컴) 10.1%, 11번가 7.0%, 롯데온 5.0%,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4.9% 등으로 뒤를 이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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