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을 바꿔 ‘텍사스 홀덤’ 도박판 운영
게임딜러 베트남인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부산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불법 도박장을 차려 영업한 20대 베트남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 17단독 목명균 판사는 27일 도박장소 개설, 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베트남인 A 씨에 대해 징역 1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부산 사상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해 오다 올해 2월 이곳에 도박장을 개설하기로 마음먹었다. 도박에 필요한 테이블과 칩, 카드 등을 갖춰 도박 참가자를 모집하는 인터넷 광고도 게시했다.

A 씨는 같은 베트남인 20대 대학생 B 씨에게 게임 딜러 역할을 제안했다. 이들은 지난 2월 2일~4월 7일 해당 장소에서 방문한 손님에게 현금을 받거나 계좌로 입금을 받으면 도박에 사용할 칩을 교환하는 등 도박장을 운영했다.

게임 딜러인 B 씨는 속칭 ‘텍사스 홀덤’이라는 도박을 진행하면서 게임당 약 1만 원을 팁 명목으로 받았다. A 씨는 도박장을 찾은 20대 베트남 대학생 C 씨와 함께 도박을 하기도 했다. 이 둘은 지난 4월 7일 140만 원 상당의 칩을 걸고 도박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도박장을 운영하며 하루 30만~4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지난 2020년 11월 일반연수 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한 후 지난해 4월 체류 기간이 만료됐지만 국내에 체류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목 판사는 “A 씨는 국내에 불법 체류하면서 도박장을 개장해 도박 범행을 저질렀다”며 “도박장소 개설 범행은 사행심을 조장하고 건전한 근로 의식을 저해하며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는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범죄로 A 씨는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목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C 씨에게는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어 “B 씨는 딜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다만 이들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국내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결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