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반대한다던 트럼프, 표 계산에 오락가락
찬반 오가며 여성·중도층 의식
불안한 행보에 지지자들 분통
낙태가 미국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낙태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 변천을 소개하면서 “그는 대선 승리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의 수사적, 정책적 변화를 꾀할 의향이 있어 일부 사회적 보수주의자를 짜증 나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낙태 옹호자였다. 그러나 그 이후 낙태 반대론자가 되었다가 최근 몇주 간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주의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유동적’ 입장으로 선회한 상태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세이던 1999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낙태권에 매우 찬성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그는 2011년에 별다른 설명도 없이 보수 콘퍼런스에서 자신을 ‘낙태 반대자’가 됐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2016년에는 MSNBC 방송에서 낙태권에 매우 반대하며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도 지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중도층을 이반시킬 수 있는 낙태 반대가 자신의 대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했다. 그러자 표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입장을 정리하려고 시도했고, 결과적으로는 혼란스럽고 유동적인 정책을 남발하면서 혼선을 불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반대하는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에 대해서도 최근 “IVF 시술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정부가 내거나 여러분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NYT는 다수의 보수주의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 변화를 지켜보면서도 지지를 접지 않고 있으며, “그가 하는 말이 그저 당선되기 위한 행동일 뿐이며,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가장 반낙태적인 대통령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