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정지송, 패럴림픽 투포환서 5위
한국인 최초 출전해 10m72 던져
농구·역도 거쳐 육상 입문해 두각
‘작은 거인’으로 유명한 정지송(26·삼호개발)이 파리 패럴림픽에서 새로운 업적을 세웠다. 그는 한국 투포환 역사상 최초로 패럴림픽 무대에 올라 5위를 차지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정지송은 2024년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개최된 패럴림픽 육상 포환던지기(F41 등급) 경기에서 10m72를 던져 5위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보비르존 오미노프가 14m32를 던져 금메달을, 독일의 니코 카펠이 13m74로 은메달을, 중국의 황준이 11m66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지송은 목표로 했던 개인 최고 기록 11m07에 미치지 못했으나, 한국 투포환 선수로서 첫 패럴림픽 출전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정지송은 1차 시기에서 10m72를 기록하며 경기를 순조롭게 시작했으나, 2차 시기에서는 파울을 범했다. 이후 3차 시기부터 6차 시기까지 첫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고, 결국 최종 기록은 10m72에 그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바랐던 기록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또한 “메달보다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고 싶었지만, 2차 시기 이후로 긴장하여 몸이 경직되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국내에서 저신장 장애를 가진 선수는 극히 드물다. 특히 포환던지기 분야에서는 정지송이 사실상 유일하다. 전국체전에서도 선수 부족으로 시범 경기로만 진행될 정도이다.
정지송은 2014년 중학교 3학년 시절, 저신장과 발달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는 광주 풍암고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으며, 단단한 체격과 힘 덕분에 역도와 같은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정지송은 역도에서도 3년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이상준 감독과 박영식 코치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그는 2021년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난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정지송은 장성준 대표팀 감독을 떠올리며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감독님께서 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2026 아시아 장애인경기대회와 2028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획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