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제29회 BIFF, 보조금 반토막 불구 규모 더 커졌다
3일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63개국 224편 상영작 초청
개막작 김상만 감독의 ‘전, 란’
포럼, 특별 프로그램 등 행사도
오는 10월 개막을 앞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영화제 일정을 공개했다. BIFF는 국고보조금 절반 삭감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상영작을 확대하고 특별기획, 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맞는다.
BIFF 사무국은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행사 개요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광수 BIFF 이사장을 포함해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BIFF는 정부의 영화제 지원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상영작 수를 늘렸다. 지난해 12억 8000만 원이었던 정부 보조금은 올해 6억 1000만 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BIFF는 기업 협찬 등을 늘려 지난해보다 15편 증가한 224편을 공식 초청작으로 상영한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을 포함하면 총 279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다큐멘터리 경쟁작 10편을 대상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관객상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영화인들이 참여해 영화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는 포럼도 부활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은 “국고 보조금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다행히 기부금, 협찬이 늘어나 예산을 감당할 수 있었다”며 “벡스코와 영화의전당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경제적인 이유로 그동안 중단됐던 여러 부분을 다시 시도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김상만 감독의 영화 ‘전,란’이 선정됐다. ‘전,란’은 양반가문에 소속된 노비들의 난으로 가족이 살해당한 양반가 외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칼을 겨누는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고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폐막작은 싱가포르 출신 에릭 쿠 감독이 연출한 ‘영혼의 여행’으로 정해졌다. ‘영혼의 여행’은 세계적인 샹송 가수 클레어와 그녀의 열렬한 팬인 유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의 제작진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등에서 이름을 알린 에릭 쿠 감독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매년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는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선정됐다. 구로사와 감독은 영화 ‘큐어’(1997), ‘회로’(2001), ‘절규’(2006) 등을 통해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 감독이다. 올해 BIFF에서는 그의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선보이는 특별 프로그램도 볼거리다. BIFF는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 ‘고운 사람, 이선균’,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에서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차지한 영화 ‘호랑이소녀’를 포함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활약 중인 감독들이 제작한 10대 청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고운 사람, 이선균’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 배우의 연기 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등의 영화를 포함해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그의 유작 ‘행복의 나라’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영화 ‘그랜드 투어’로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의 전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BIFF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영화 ‘기생충’ 등으로 한국 영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 고 이선균 배우를 기리기 위해 이번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이선균 배우에게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일반상영작 예매는 오는 24일 오후 2시에 시작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