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녹조에 낙동강 수상레포츠 활동 금지
삼락 일대, 남조류 15배 증가
화명, 직전 조사 대비 4배 늘어
서부산 관광 활성화 ‘빨간불’
가을이 오면 사라져야 할 녹조가 낙동강 하류 친수공간에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수상레포츠 활동이 금지됐다. 낙동강 녹조와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관광 활성화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부산 환경단체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일 환경부 물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 사상구 삼락수상레포츠타운 지점 남조류 세포 수(cells/mL)는 126만 9947개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기록인 지난달 26일 남조류 세포 수(8만 2473개)와 비교하면 15배 수준이나 늘어난 것이다. 북구 화명수상레포츠타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기준 화명수상레포츠타운에서 검출된 남조류 세포 수는 46만 9747개로, 직전 조사인 지난달 26일(11만 3077개)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삼락·화명수상레포츠타운은 수상스키나 카누, 카약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이다.
낙동강 상류에서 생긴 녹조가 하류까지 떠내려오면서 친수공간에도 녹조가 심해졌다는 게 환경단체 설명이다. 화명·삼락수상레포츠타운은 호수처럼 돼 있어 물 흐름이 없다 보니 녹조가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녹조 문제로 삼락수상레포츠타운은 지난달 22일부터, 화명수상레포츠타운 지난 6일부터 친수활동 금지 상태다.
낙동강부산네트워크 노현석 공동집행위원장은 “녹조의 원인은 높은 수온, 부영양화(오염물질), 느린 유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며 “녹조가 내뿜는 에어로졸 형태의 독소는 간암이나 치매, 생식장애 등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밝혔다.
서부산 생태도시 관광 활성화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이달부터 서부산 생태·문화 테마 노선을 운행하면서 서부산 일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낙동강을 둘러싼 부산·경남 6개 지자체도 낙동강을 활용한 수상레포츠와 레저 사업을 지금보다 추가하고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페스티벌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낙동강 녹조와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악화되면서 관광 활성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부산권은 미래형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에코델타시티와 같은 신도시 개발이 줄을 잇고 있는데 녹조문제 해결과 수질 개선 없이는 서부산 관광 콘텐츠는 물론 도시개발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환경단체도 대책 마련 촉구에 나섰다. 낙동강부산네트워크·부산환경운동연합 등 부산 환경·시민단체는 9일 오후 2시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는 이날 “낙동강에 사실상 출입금지령이 내려질만큼 녹조가 심각한데도 환경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녹조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와 함께 취·양수시설 개선사업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