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항만, AI로 지능화 할 잠재력 가장 크다” [WOF 제18회 세계해양포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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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산업 AI 고도화 가능성 초점
환경 변화·재난 예측 기술 등 소개
IT 강국 한국 경쟁력 실태도 점검
수산·해양 인문학 세션 등도 열려

2024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이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제17회 WOF 개막식에서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제러미 리프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2024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이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제17회 WOF 개막식에서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제러미 리프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 기획위원회는 치열한 논의를 거듭한 끝에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대주제로 선정했다. WOF 기획위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며 사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해양 산업도 AI 고도화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주제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 잡은 AI 기술을 해양 산업이 수용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AI, 강력한 해양 예측 도구 될 것”

24일 유네스코 정부 간 해양학위원회(IOC) 미치다 유타카 의장은 첫 기조연설에서 AI 기술이 해양 예측 분야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AI를 활용해 해양환경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쓰나미 등 해양 재난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AI 윤리’에 대해 2021년 유네스코가 발표한 권고안도 재차 밝힐 전망이다.

두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주)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는 전력을 적게 쓰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AI 처리 장치를 소개한다. 최근 해양 생물학과 스마트 선박 등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는 만큼, AI 성능을 높이고 효율화하는 것이 해양 산업의 시대적 과제라고 말한다.

개막식과 기조연설에 앞서 열리는 해양 바이오 세션은 ‘AI 기반 해양 바이오 기술 현황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다. 포항공대 정규열 교수와 인실리코젠 강병철 상무 등이 발제자로 나서 기후 변화의 위험 속 해양 자원을 보존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를 개발하는 기술을 공유한다.

■해운업, 자동화 넘어 지능화로

포럼 둘째 날인 25일에는 해운·항만 세션이 주목된다. 현재 해운·항만 분야는 AI 기술을 적용해 자동화를 넘어 지능화 단계로 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IT 기술 생태계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AI 활용을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세션은 AI로 국내 해운·항만 업계의 국제 경쟁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춘다.

같은 날 열리는 조선 세션에서는 ‘블루오션 모빌리티와 디지털 솔루션’을 주제로 조선·해양 산업의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이슈를 다룬다.

최근 전 세계 조선 업계는 탄소 배출 저감을 실천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에 올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연료를 쓰는 친환경 선박 개발 현황을 논의할 전망이다. 자율 운항 제어 시스템 등 오션 모빌리티 기술, 디지털과 해양의 융합 기술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인다.

크루즈 세션은 국내 연안 크루즈 육성 방안은 물론 해외 성공 사례도 소개한다. 일본 국토교통성 하야시 유스케 크루즈 진흥실장은 ‘일본의 연안 크루즈 현황’ 발제를 통해 250만 명의 크루즈 승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해양 금융 세션은 해양업계가 ‘2050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친환경 선박 전환 자금의 수요와 실제 금융 지원 규모 간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한다.

올해 신설된 특별 세션은 내년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 개최를 앞둔 부산시가 맡는다. OOC는 2014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해양 분야 대표 국제회의로, 국가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여한다. 시는 제10차 OOC를 비롯해 초소형 위성이나 AI를 활용한 해양 데이터 수집 방안, 지역의 해양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전략 등을 설명한다.

■‘1차 산업’ 수산에도 첨단 기술 접목

포럼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수산과 블루이코노미, 해양 인문학 세션이 연이어 열린다. 수산업은 전통적인 1차 산업 분야로 여겨졌지만 기후 변화에 직면하면서 디지털 혁신이 필수 과제가 됐다. 수산 세션은 AI, 빅데이터, IoT(사물 인터넷) 등을 통해 자원 관리와 양식, 유통 분야에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블루이코노미(지속 가능한 해양 경제) 세션도 올해 신설됐다. AI 시대에 해양 데이터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활용 가능성을 다룰 예정이다. 부산 시민에게 ‘해양 수도’ 부산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해양 인문학 세션도 눈길을 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주관하는 특별 세션에서는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문제에 대한 KIOST의 연구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실제 연구 사례를 통해 AI와 해양과학 기술의 융합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는지 논의하고, AI 기반 미래 기술도 전망한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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