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 선거 후보 모두 '사법 리스크'… 선거 뒤가 더 걱정
부산교육감 선거 ‘3파전’ 변수
김석준·최윤홍, 2심 재판 준비
정승윤, 수사 의뢰 반발 '삭발'
6월 3일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 교육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할 후보자들이 줄줄이 사법기관의 수사 대상이 되거나 재판 결과에 따라 교육감직 유지조차 불투명한 ‘사법 리스크’의 늪에 빠졌다.
■권익위 ‘명품백’ 재조사 직격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 8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종결 과정에서 당시 부위원장이자 사무처장이었던 부산대 정승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절차적 결함과 부당 개입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에서 심야에 비공식 회동을 가졌으며, 사건 종결을 유도하기 위해 전원위원회 위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담당 부서가 작성해야 할 의결서 내용을 임의로 수정·추가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권익위는 정 교수를 수사 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삭발을 감행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교수는 “이번 발표는 선거를 앞둔 명백한 정치적 공세이자 국가 폭력”이라며 “현행법상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법리적 판단을 내린 것을 두고 사법적 처벌로 압박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권익위의 수사 의뢰가 정 교수의 선거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지난해 3월 부산의 한 대형교회 예배 연단에 올라 교인들에게 자신이 선거에 출마했다고 소개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데다 권익위발 대형 악재까지 겹치며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김석준·최윤홍은 세몰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과 최윤홍 부산시교육청 전 부교육감은 지난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며 본격적인 세몰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 역시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교육감은 지난 9일 개소식을 가졌다. 문정수 전 부산시장 등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진행 중인 재판이 가장 큰 변수다. 김 교육감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2심을 준비 중이다.
최 전 부교육감의 지난 7일 개소식에는 장혁표 명예선대위원장 등 지지자 500여 명이 모여 필승을 다짐했으나 그 역시 1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유력 후보들이 모두 사법리스크에 빠지자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당선 후 교육감직 상실 우려가 있는 후보를 찍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회의론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후보들의 정책이 사법 리스크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며 정작 당면한 중요 교육 현안인 학력 격차 해소, 인구 절벽에 따른 학교 통폐합, AI 교육 도입 등이 유권자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부산YMCA 오문범 사무총장은 “후보의 공약보다 누가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