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바다 위 스크린·밤샘 관람… 부산 ‘핫플’에서 즐기는 ‘영화의 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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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비프’ 시내 곳곳 열려
‘상견니’ ‘라라랜드’ 등 야외 상영
셀카 찍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
‘커뮤니티 비프’ 취생몽사 눈길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 상영작을 보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박효정 인턴기자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 상영작을 보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박효정 인턴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백미는 지역 명소 곳곳에서 열리는 야외 상영인 ‘동네방네 비프’다. 영화 ‘상견니’ ‘만분의 일초’ ‘라라랜드’ ‘리바운드’ 등 가을밤의 정취를 더할 작품들이 민락수변공원과 도모헌,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회동수원지 수변 데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면세구역 등 8곳에서 관객을 만났다. 술과 안주를 즐기며 밤새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취생몽사’에도 관객들이 몰려 ‘영화의 밤’을 즐겼다.


■바다 위 스크린 ‘낭만적 경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야외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지난 7일 오후 7시께 찾은 민락수변공원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바다 위에 거대한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관객석 앞쪽에 설치된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로 영화를 쏘면 스크린에 영사되는 방식이었다.

지난 7일 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영화 ‘상견니’가 상영됐다. 바다 위 설치한 스크린의 모습. 양보원 기자 지난 7일 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영화 ‘상견니’가 상영됐다. 바다 위 설치한 스크린의 모습. 양보원 기자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박효정 인턴기자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박효정 인턴기자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스크린에서 대만 영화 ‘상견니’가 상영됐다. 이날 민락수변공원에 모인 관람객들은 빗속 낭만을 즐기며 영화를 감상했다. 관객들은 영화제 측이 준비한 이어폰과 헤드셋을 끼고 라디오로 주파수를 맞춰 영화 사운드를 들었다. 우비를 입고 방석에 앉아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지켜봤다.

시민들은 근처 푸드트럭에서 간식을 사서 먹으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기록하려는 관객도 있었다. 영화 상영이 무료로 진행된 덕분에 산책을 하던 시민들이 행사 분위기를 보고 찾아와 함께 영화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김창민(36) 씨는 “평소 영화 ‘상견니’의 팬인데 바다 위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가 와도 꼭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배리어프리·밤샘 관람도

앞서 지난 4일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에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 열렸다. BIFF가 농아인협회와 기획한 영화 ‘리바운드’ 동네방네비프 배리어프리 상영에선 소리 대신 빛으로 영화를 보는 청각 장애인들이 여럿 참석해 영화를 즐겼다. 이날 상영은 당초 도모헌 야외 마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강풍으로 인해 실내로 옮겨 진행됐다. 이날 상영에는 100여 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관객과의 대화(GV)를 위해 영화 상영 전 도모헌을 찾은 장항준 감독과 안재홍 배우는 수화 통역사와 동행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부산 수영구 복합문화공간인 도모헌에서 개관 후 처음으로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 ‘리바운드’ 상영은 BIFF와 농아인협회가 함께 기획했다. 황예찬 인턴기자 부산 수영구 복합문화공간인 도모헌에서 개관 후 처음으로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 ‘리바운드’ 상영은 BIFF와 농아인협회가 함께 기획했다. 황예찬 인턴기자

지난 5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 취생몽사의 모습. 탁경륜 기자 지난 5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 취생몽사의 모습. 탁경륜 기자

영화 축제에 술을 곁들인 커뮤니티비프 ‘취생몽사’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 관객들은 맥주와 치킨 등을 나눠 먹으며 가을밤을 영화로 물들였다. 지난 5일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린 ‘취생몽사1 오리지널’에서는 영화 ‘킴스 비디오’(2023), ‘플래시 댄스’(1983), ‘미쓰 홍당무’(2008)가 연달아 상영됐다. 관객들은 행사장에 설치된 캠핑의자에 편안히 기댄 채, 맥주, 치킨과 함께 영화를 즐겼다. 밤이 깊어갈수록 취생몽사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일부 관객은 담요를 덮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도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오후 10시에 시작한 행사는 밤새 먹고, 마시고, 즐기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진행됐다.

커뮤니티비프의 인기 프로그램인 ‘취생몽사’는 올해 2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취생몽사 2 한성파티시네마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매일 오후 7시 한성1918 1층 라운지와 옥상에서 진행됐다. ‘토요일 밤의 열기’(1977), ‘더티댄싱’(1987), ‘록키 호러 픽쳐쇼’(1975) 등의 작품이 관객과 만났다. 올해 영화 ‘거미집’으로 부일영화상 음악상을 받은 모그 음악감독 등 영화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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