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태균·김대남 입에 휘둘리는 여권의 민낯…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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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협박 등 녹취록 공개 국민 충격
철저한 수사로 국민적 의혹 해소해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대통령 부부를 대놓고 협박하는가 하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건희의 젊은 십상시’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참전용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대통령 부부를 대놓고 협박하는가 하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건희의 젊은 십상시’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6·25참전용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 국민들로 하여금 할 말을 잊게 한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대통령을 대놓고 협박하는가 하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건희의 젊은 십상시’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대체 그동안 대통령 부부와 이들 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일개 브로커와 행정관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지 국민들은 이제 머리까지 아플 지경이다. 사실 여부는 검증을 해봐야 한다고 쳐도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는 현 상황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재보선·총선 공천을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 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한 달이면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이 되겠나. 감당되면 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자신이 폭탄 발언을 하면 대통령도 물러날 수 있다는 위협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일개 브로커가 작정하고 달려드는데도 침묵이다. 오히려 “(대선) 경선 이후 만난 적이 없다”고 면피하려다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비판만 받았다. 국민들이 더 의구심을 품도록 대통령실이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

명 씨의 인터뷰도 국민들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판인데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록은 예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불케 한다.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행정관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여사가 어린애들을 쥐었다 폈다 시켜 먹는다. 40대이고 박근혜 정부 때 있던 애들”이라며 ‘젊은 십상시’를 언급했다. 이 말대로라면 국정이 공적 계통을 벗어나 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인데, 결코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게다가 가장 엄중한 공적 위계질서 속에서 운영되어야 할 대통령실의 기강이 어느새 이렇게 무너진 것인지 참담한 심정이다. 이러다 국정 시스템이 붕괴되는 게 아닌지 겁이 난다.

대통령실은 명태균·김대남 씨에 대해 수사 의뢰 등 아직 별다른 대응이 없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의혹도 너무나 크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계속 뭉개기만 한다면 대통령실이나 대통령 부부에게 뭔가 말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의혹의 정점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김건희 여사 문제는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젠 여당 지지층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하는 실정이다. 임기 중반의 정권에선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지금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다. 이를 정말 대통령만 모르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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