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제하려는 의지 큰 부산, 한은이 버팀목 되겠다" 이한녕 한국은행 부산본부장
적재적소 자금 지원되도록 노력
'시끄러운 한은 부산본부' 목표
지역 정책기관들과 협업 통해
지역경제 이슈 메시지 던질 것
“부산 경제가 과거의 위상을 되찾아 수도권과 함께 한국 경제의 양대 바퀴 역할을 온전히 해낼 때,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시선에 공감합니다.”
지난 7월 29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으로 부임한 이한녕 본부장은 2개월 간 겪은 부산 경제의 현 상황을 희망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이 본부장은 “제조업 쇠퇴, 서비스업 성장 정체가 부산 경제의 현실인 점은 사실이나 부산 경제 전반에서 ‘경제하려는 의지’를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본부장이 말하는 경제하려는 의지는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아서 루이스의 표현으로 경제적으로 성장을 갈망하는 열망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본부장은 “지역의 경제인들은 모두 어렵다고 말하는 가운데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며 “한은 부산본부가 그들의 버팀목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은 부산본부는 지역 경제 기여도가 높은 지역 전략 산업 중소기업에 저리로 자금 대출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부산 지역 2만 505개 중소기업에 1조 4742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 본부장은 “한은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자금 지원인만큼 자금이 더욱 적재적소에 배정되도록 해 부산 지역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부산이 금융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점도 지역 경제에 희망적인 요소 중 하나로 진단했다. 이 본부장은 부산이 진정한 금융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한다고 판단한다. 한은 부산본부는 금융 도시로 진화하는 부산에 발맞춰 ‘BIFC 금융강좌’를 부산 지역 13개 금융기관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금융기관 공동 채용설명회도 주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본부장은 “부산이 최근 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역대 최고인 25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이 통과되면 부산 발전에는 큰 기폭제가 될 것이다”며 “금융 도시로 부산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지역 시민들이 더욱 체감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그램, 다양한 연계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한은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지역 경제 보고서 발간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연이어 발간한 ‘부산지역 소비 유출입의 특징과 동남권 거점도시로의 정책적 시사점’ ‘고빈도 자료를 활용한 최근 부산지역 가계소비 흐름 평가’ 등의 보고서는 지역 사회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본부장은 “현재 기후변화가 부산 경제에 미칠 영향, 항만 물류 산업이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밀착형 조사연구를 위해 부산시, 상공인, 학계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끄러운 한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부산본부의 보고서나 활동으로 ‘시끄러운 한은 부산본부’을 만드는 것이 이 본부장의 목표다. 이 본부장은 지역에 유능한, 정책기관이 많은만큼 협업을 통해 지역의 경제 어젠다를 발굴해내는 것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지역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한은의 전문성과 각 기관의 장점을 살려 지역 경제에 통찰력 있고 이슈가 되는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한녕 신임 본부장은 부산 동아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석사와 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한은 조사국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금융통화위원회실과 금융결제국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