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침투’ 연일 위협하는 북…김정은, 군·정보 수뇌부 소집
김정은 지난 14일 우리 NSC 격인 국방·안전협의회 직접 소집
“당과 공화국정부의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 표명”
비난 담화, 전방 포병부대 사격태세 지시 등 대남 적개심 고조
북한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계기로 연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격인 국방·안전협의회를 소집해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국방·안전협의회에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지 사흘 만에 김정은이 처음 나선 것으로, 이번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협의회에서는 “적들의 엄중한 공화국주권침범도발사건과 관련한” 리창호 정찰총국장의 종합분석 보고와 리영길 총참모장의 대응군사행동계획 보고, 리창대 국가보위상의 정보작전상황 보고 등이 이뤄졌다. 군과 정보 당국, 대남 공작기관의 수뇌부를 한데 불러모아 상황을 평가하고 대책을 논의한 것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해당 보고를 받은 뒤 “나라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억제력의 가동과 자위권행사에서 견지할 중대한 과업”을 밝혔으며, “당과 공화국정부의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통신은 구체적인 발언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대남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리창호 정찰총국장이 종합 보고를 맡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 무인기 침투 사건의 배후를 한국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인기가 세 차례에 걸쳐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사건이 벌어진 뒤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김여정 당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를 싣는 등 남측에 대한 적개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세 “우리는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면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해 침해당했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전날 전방 지역 8개 포병부대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군은 대북감시경계와 화력대기태세 강화 지침을 예하부대에 내리고,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