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수질 차별 개선할 대안은 취수원 다변화”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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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류 맑은물 공급 토론회

16일 ‘낙동강 하류 맑은물 공급 대토론회’ 패널들이 수질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16일 ‘낙동강 하류 맑은물 공급 대토론회’ 패널들이 수질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같은 지역인데 수질 기준 내 범위라 해도 누구는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 수치가 높은 곳에 살고, 누구는 아니라는 차별이 있습니다. 낙동강 하류에 사는 부산 시민들이 차별을 겪고 있는 셈입니다. 취수원 다변화가 꼭 필요합니다.”

16일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곽규택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먹는물시민네트워크, 부산시 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하는 ‘낙동강 하류 맑은물 공급 대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세종대 맹승규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의 조언이다.

맹 교수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며 “네덜란드는 라인강 맨 끝에 위치해 부산과 굉장히 유사하고 물이 좋은 지역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수돗물에 염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지하수를, 지하수가 없으면 강변여과수를, 최후의 경우에 지표수를 쓰기 때문에 염소 없이 수돗물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변여과수는 인공적으로 하천 옆에 취수정을 설치하고 여과시켜 상수원으로 쓰는 물을 뜻한다. 아무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하천수에 비해 수질이 낫다.

낙동강 수계 수돗물 중 총트리할로메탄(THMs) 수준을 비교했을 때 강변여과수의 정수 THMs 값은 하천수와 대비해 16~45%가량 낮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강변여과수를 쓰는 함안칠서·대산취수장, 강변여과수와 하천수를 섞어 쓰는 명동·삼계정수장의 THMs 값이 가장 낮았고, 하천수를 사용하는 부산 덕산·화명정수장의 THMs 값은 높았다. 맹 교수는 “강변여과수와 하천 취수 수돗물의 수질 차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낙동강 지역 수돗물 공급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신라대 최경식 소방안전·응급구조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폭우가 잦아지는 만큼 빗물 대신 지하 저류를 만들어서 취수지 수원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남 주민과 함께할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구원 백경훈 선임연구위원은 “부산에 창녕 지역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공급하는 것을 대안으로 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물보다 깨끗한 원수를 확보한다면 오랫동안 문제가 되었던 액화염소 사용량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 이준경 상임대표는 “낙동강의 근본적 수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본류 수질 개선도 중요하다”며 “낙동강 특별법 역시 취수원 다변화와 수질 개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토론회를 주관한 먹는물시민네트워크 최소남 상임대표는 “위암과 간암 사망률 1위가 부산이라고 한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토론회 끝까지 자리를 지킨 부산상의 양재생 회장은 “정부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정상화를 통해 깨끗한 물이 부산에 공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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