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북한이 파병하는 것 계기로 한반도 전쟁 획책하려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한동훈 “민주당, 북한 파병에 관한 비판 화살을 우리 정부·여당에 돌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놓고 여야가 ‘정치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당은 우리 군이나 국가기관의 우크라이나전 개입은 안 된다며 여권을 향해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여당은 북한의 파병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됐다면서 야당이 이를 “정권 퇴진 공세”에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정부가 참관단이라는 이름으로 슬쩍 (인력을)보낼 생각인 것 같은데,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여권을 향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파병하는 것을 계기로 혹시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겨나고 있는데, 지금 행동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억측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북한에 대해선 “이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은 일”이라며 “강력히 규탄할 수밖에 없으며 지금이라도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북한군 폭격’ 문자 논에 대해선 현 정권의 ‘전쟁 사주’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한 의원 문자 논란과 관련 “(신 실장이 한 의원의 ‘연락관 파견’에 대해)그렇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면서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파병하면 의무병을 파견하더라도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북한군 폭격 제안 등이 ‘김건희 여사 방탄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 사주, 계엄 음모와 연동되는 것의 핵심은 권력 유지”라며 “지금 권력의 중심인 김건희 여사 머릿속에는 감옥 가기 싫다는 생각이 있고 이것이 모든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한 의원의 문자 논란에 대해 “(우크라이나 파병 북한군에)폭격을 한다는 것은 전투기를 동원한다는 뜻”이라며 “우리도 (우크라이나 전쟁에)파병하고 전투기 미사일까지 집어넣어서 사상자를 발생시켜서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서울 휴전선까지 끌고 오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북한 참전 규탄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북한의 참전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무엇이냐”면서 “(민주당이)북한의 참전과 관련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비판의 화살을 우리 정부와 국민의힘에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를 해치는 (북한의)참전에 대한 규탄에 민주당이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선 추경호 원내대표도 “북한군의 러시아 남서부 전선 실전 투입이 임박했다”면서 “야당은 그 책임을 대한민국 정부에 뒤집어씌우고, 이를 정권퇴진 공세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야당은 이재명 대표의 유죄판결을 막기 위한 정권퇴진 공세를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하나 된 민생 국회로 돌아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의원의 ‘북한군 폭격’ 문자에 대해선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도 우리 동포”라면서 “김정은이라는 독재자에 의해서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지 이 사람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니까 적어도 포격해서 그것을 홍보에 이용하자는 것은 옳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가 북한 파병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최근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경제 불안 요인에 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