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달러 환율 껑충… 1400원 ‘눈앞’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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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곳곳서 포착
원·달러 환율 1390원 넘어서
당선 시 달러 가치 상승 예상
인플레 우려에 금 가격 상승세
구리 수요 하락 전망에 가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금과 구리 선물 가격도 엇갈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8.7원으로 지난 7월 3일(1390.6원)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9월 말(1307.8원)과 비교해서는 한 달 새 약 80원이나 뛰었다. 특히 이날은 장중 1390원 선을 넘어서면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오후 3시 30분 기준 1384.9원에 거래됐다.

원·환율 상승의 배경은 미 달러화 강세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됐다. 특히 여기에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급격히 커진 것도 영향을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가 뛰었다. 신한은행 S&T센터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미 대선 이슈가 시장 심리를 지배하는 가운데 트럼프 승리 전망에 힘이 실리자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물가상승률 상승, 금리 상승, 달러 강세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연말에는 환율 상단이 1450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진옥희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1310∼1400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1350∼1450원을 제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돈이 몰리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은 금과 구리 가격을 흔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들어 ‘TIGER 골드선물(H)’은 2.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KODEX 구리선물(H)’ ETF는 -6.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과 £구리 선물 가격과 ETF 수익률이 엇갈린 이유를 증권가는 이달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데서 찾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공약과 이전 재임 시기 단행했던 정책에 관심이 쏠리면서 금과 구리의 수요가 엇갈린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관세 및 감세 정책은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울 수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표 안전 자산인 금의 매력을 부추긴다. 반면 구리의 경우 강력한 대중국 관세 공약과 친화석연료 정책에 따라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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