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내린 별빛’ 함안 낙화놀이에 일본도 반했다
외국인 상품 첫 출시 정례화 기대
“지역 고유 콘텐츠 발굴·성장 노력”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감동적인 광경입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지난달 31일 밤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열린 ‘낙화놀이’의 아름다운 절경에 푹 빠져 한 말이다. 카토 유스케 씨는 “지금까지 한국여행은 서울이나 부산만 생각했는데, 함안에서 한국의 진짜 모습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일본여행업협회와 함께 함안 낙화놀이를 즐길 수 있는 특별 여행상품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분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함안 낙화놀이는 숯가루를 이용해 만든 낙화봉을 매달아 불을 붙여 놀던 전통 불꽃놀이로, 무진정 연못 위로 2시간 정도 불꽃이 떨어지며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조선 선조 때 군민의 안녕과 풍녕을 기원하며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진행했다. 이후 일제 강점기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의해 중단됐다가 1985년 다시 복원됐다. 2008년 경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데다 2023년 8월엔 낙화봉 제조 방법이 특허 등록되기도 했다.
공사는 지역 고유성을 지난 함안 낙화놀이에 대한 상품을 기획해 ‘낙화놀이 스페셜데이’를 개최, 이번에 450여 명의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지난 5월부터 일본 주요 여행사 부장단을 초청해 함안의 매력을 선뵈고,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며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덕분에 14곳의 일본여행사에서 여행 상품을 공동으로 만들어 총 17개 낙화놀이 테마 상품을 출시하면서 ‘낙화놀이 스페셜데이’가 꾸려졌다. 전국 각지를 구경하다가 이날 다 같이 함안에 모여 ‘낙화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함안 낙화놀이 여행 상품 출시는 처음이다. 공사는 앞으로 정례화를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낙화놀이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계 관광코스 개발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해마다 딱 한 차례만 열리던 함안 낙화놀이는 국내에서도 인기몰이하면서 지난해 예상외 인원이 몰리면서 행사 준비 부족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 군에선 2만 2000여 명 방문을 예상했으나 3배 가까이 많은 6만 명이 함안을 찾아 인근 통행·통신 등이 마비돼 불편을 겪었다. 이후 공사와 함안군, 함안낙화놀이보존회에서 대책 논의를 거쳐 올해부터는 낙화놀이를 연 3회로 운영하기로 협의했다.
한국관광공사 박성웅 일본팀장은 “외래관광객의 지역 분산을 위해서는 관광콘텐츠와 시장별 맞춤화, 브랜드가 중요하다”면서 “공사는 지자체, 민간기관 등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발굴해 글로벌 관광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