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건설 자재 떠다니는 온천천, 관리 부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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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구의회, 안전 문제 등 지적
상류 일대 각종 정비 공사 진행
구청 “폐기물 방출 관리 강화”

지난 9월 21일 건설자재 및 폐기물이 하천 물에 잠긴 상황. 금정구의회 제공 지난 9월 21일 건설자재 및 폐기물이 하천 물에 잠긴 상황. 금정구의회 제공
지난 9월 22일 하천 물이 빠지고 방치된 폐기물 잔해. 금정구의회 제공 지난 9월 22일 하천 물이 빠지고 방치된 폐기물 잔해. 금정구의회 제공

부산에 비가 내린 지난 1일 금정구 장전동 장전역 2번 출구 앞. 온천천 한편에선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다른 편에선 자재를 실은 트럭이 운행 중이었다. 인근 주민 최 모(58) 씨는 “비만 오면 공사 자재가 떠내려가 체육시설이 엉망이 되고, 비가 그치고 나서야 치우다 보니 보기에도 좋지 않고 시설 이용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올가을 부산에 집중 호우가 빈번하게 내리면서 온천천 공사 현장 주변에 방치된 건설 자재와 일부 폐기물이 물결에 휩쓸려 하천에 흘러 들어가는 일까지 생겨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 우려까지 나온다. 금정구청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금정구의회에 따르면 온천천 주변 잦은 공사로 폐건축자재가 방치되며 비가 오면 하천으로 흘러드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온천천 대부교 일부가 잠겼을 당시에도 산책로에는 각종 공사 자재들이 쌓여 있었다. 미처 치우지 못한 공사 자재를 덮어놓은 손상이나 오염을 방지하는 보양재 근처까지 물이 차올랐다.

온천천 상류 일대에서 공사가 시작된 건 지난 8월부터다. 산책로 정비와 체육시설 보수, 보행교 확대를 위한 공사다. 공사 과정에서 건축 폐기물을 치우지 않자 일부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9월 22일 하천 물이 빠지고 방치된 폐기물 잔해. 금정구의회 제공 지난 9월 22일 하천 물이 빠지고 방치된 폐기물 잔해. 금정구의회 제공

지난 9월 21일 집중 호우 당시에는 온천천 상류 산책로에 쌓아 놓은 폐건축자재와 공사 안내 표지판 등이 물에 휩쓸려 하천으로 떠내려가기도 했다.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크고 무거운 일부 자재를 제외한 다수 물품이 물살에 쓸려 내려갔다. 물이 빠져나간 뒤에는 각종 건축 자재들이 온천천 산책로 곳곳에 나뒹굴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자 온천천 관리 부실이 환경오염과 주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다수가 이용하는 온천천이 최근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만큼 그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정구의회 양달막 의원은 “온천천 공사는 산책로를 확대 정비해 원활한 유수 흐름과 안전한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목표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관리 부실로 인해 상류인 금정구에서 건축자재와 대량의 폐기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유수 흐름을 방해하고, 하류에 침전물이 쌓이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정구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정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호우예비특보가 내려지는 경우 온천천 출입을 차단하고 있어 집중 호우에 대비해 건설자재를 치우는 작업을 미처 마무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는 일일 단위로 폐기물을 방출해 온천천 외부 임시 야적장에 보관한 뒤 처리하도록 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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