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 폭탄’에도 어부장터 ‘자화자찬’ 통영시 결국 ‘사과’
백종원 유튜브 채널 사과 영상 출연
천영기 통영시장 “큰 불편 끼쳐 죄송”
앞서 ‘성황리 마무리’ 보도자료 빈축
유명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손잡고 기획한 수산 먹거리 축제 ‘통영 어부장터’가 허술한 사전 준비와 미숙한 현장 관리로 뭇매(부산일보 11월 6일 자 11면 보도 등)를 맞는 와중에 과도한 자화자친으로 빈축을 산 통영시가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백종원 대표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이 영상을 올립니다’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축제 직후 비추(비추천), 악평 후기가 잇따르자 어부장터 홍보 영상 고정댓글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던 백 대표는 이번 영상을 통해 당시 방문객 불편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고 재차 사과했다.
백 대표는 “이번 축제가 사실 미비한 부분이 너무 많아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많은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만족스럽지 못한 축제를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축제장 위치가) 바다 쪽이고 강풍을 동반한 비 소식으로 인해 (비가림막 설치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 때문에) 첫날 방문해 주신 분들은 많이 고생했다”고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실제 축제 개막일이었던 지난 1일, 제21호 태풍 ‘콩레이’ 간접 영향권에 든 통영에는 종일 폭우가 쏟아졌다. 다행히 둘째, 셋째 날은 기상이 양호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미숙한 현장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3일간 열린 어부장터 방문객은 30여만 명, 하루 10만 명 꼴로 통영시 전체 인구의 3배에 달했다. 예견된 문제였던 교통 체증은 차치하더라도 행사장 입장부터, 요리 하나 주문해 받기까지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4~5시간이 소요됐다. 게다가 일부 부스는 사전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재료 소진으로 한창때에 판매를 중단하는 일도 잇따랐다. 실망한 방문객들은 백종원 유튜브 채널에 혹평을 쏟아냈다.
백 대표에 이어 영상에 등장한 천영기 시장과 담당 실무자들도 “축제장을 찾아주신 방문객분들께 큰 불편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통영시는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금까지 이러한 수산물 축제는 없었다. 늦가을 수산물축제에 30만 명이 찾았다. 방문객 대부분 외지인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자찬했다.
방문객 불편에 대해선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 행사장 안팎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첫날 강풍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로 비가림막 시설을 설치하지 못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고만 언급하는 등 대수롭지 않게 치부해 빈축을 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