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화목보일러 화재’ 주의보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근 3년 화재 30·39·41건 꾸준히 증가
1명 사망·6명 부상 약 10억 원 재산피해
가연물근접방치 등 원인 대부분 ‘부주의’
정확한 사용법 숙지하고 주기적 점검도

2020년 3월께 경남 의령군 대의면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집주인이 화목보일러를 땐 뒤 한쪽에 놓아둔 숯덩이에서 불이 시작돼 주변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봤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2020년 3월께 경남 의령군 대의면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소방당국은 집주인이 화목보일러를 땐 뒤 한쪽에 놓아둔 숯덩이에서 불이 시작돼 주변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봤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최근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난방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농촌지역이 많은 경남에서 ‘화목보일러’ 사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화목보일러 화재가 매해 증가하고 있는 데다 그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 규모도 작지 않다.

1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도내 화목보일러 화재는 총 110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0건 △2022년 39건 △2023년 41건이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지고 6명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같은 기간 재산 피해는 2억 4669만 원, 4억 178만 원, 3억 1163만 원으로 약 10억에 달한다.

지난해 1월 김해시 생림면 규모 70㎡의 한 종교시설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거주자가 자체 진화를 벌여 큰 피해는 없었다. 불은 화목보일러 연통과 연결된 지붕 주변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난연·불연 소재 단열재가 지붕에 덮여 있지 않은 게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이 2020년 3월께 경남 의령군 대의면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집주인이 화목보일러를 땐 뒤 한쪽에 놓아둔 숯덩이에서 불이 시작돼 주변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봤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이 2020년 3월께 경남 의령군 대의면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집주인이 화목보일러를 땐 뒤 한쪽에 놓아둔 숯덩이에서 불이 시작돼 주변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봤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2020년 3월에는 의령군 대의면 60㎡의 한 단독주택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내부에 사람이 없어 부상자는 없었지만, 주택 전체가 불에 타 소방 추산 3580여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집주인이 아침에 화목보일러를 때고 난 뒤 땔감 재를 처리 후 외출했는데, 놓아둔 숯덩이에서 주변으로 불이 옮겨붙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목보일러는 목재를 연료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보일러다. 장작 등 연료를 구하기 용이한 농촌에서 비교적 많이 사용된다. 다만 연료 투입구 주변으로 불티가 많이 날리고 연통 내부는 600도, 보일러 본체·연통 표면은 30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연물이 접촉할 시 화재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도내 18개 시·군 중에서도 거창·함양·합천·하동 등 농촌이 많은 군부지역에서 화목보일러 화재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화재 원인은 가연물근접방치, 화원방치, 잘못된 사용·설치 등에 의한 ‘부주의’ 사례가 87건(79%)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계적요인, 전기적요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화목보일러 안전사용 체크리스트. 소방청 제공 화목보일러 안전사용 체크리스트. 소방청 제공

화목보일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확한 사용 방법부터 숙지할 필요가 있다. 타고 남은 땔감의 재를 처리할 땐 열기를 완전히 제거한 후 가연물과 이격거리(2m 이상)를 둔 채 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며 착화용으로 휘발유를 사용할 시 유증기가 생겨 충분한 환기와 안전조치도 필수다.

화목보일러 점검·보수도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화목보일러를 장기간 사용하면 연통 내 그을음과 찌꺼기가 쌓이면서 과열되고, 이는 천장·지붕 등 연통과 접촉하는 부분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연통 청소나 교체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 또 한꺼번에 많은 연료를 넣으면 과도한 복사열이 생길 수 있어 적당량의 연료를 투입하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화목보일러의 경우 연료 특성상 불티가 많이 날리고 자동온도조절장치가 없는 경우엔 온도 조절도 쉽지 않아 과열로 인해 주변 가연물에 불이 쉽게 옮겨붙는다”면서 “초기에 불을 끌 수 있도록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등 연소 확대 방지나 대피 시간 확보 대책을 마련해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