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다산의 일기장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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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일기장

조선 지성사를 깊이 연구해 온 저자는 천주교 문제를 배제하고는 다산 정약용의 정체성을 올바로 파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산이 초기 천주교회의 신부였으며, 주문모 신부를 탈출시킨 장본인이자 교회 지도자 이존창을 검거한 당사자였다는 역설적인 사실을 실증했다. 임금과 천주 사이에서 아슬아슬했던 30대의 다산이 남긴 일기 4종을 고전학자의 독법과 풀이를 통해 공개했다. 정민 지음/김영사/688쪽/4만 원.


■타파스와 핀초스

27년간 스페인에 거주한 저자가 스페인 전통 음식을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리책을 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40가지 요리는 한 끼 식사가 되고, 술안주로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손님 접대용으로도 손색없다. 한국에서 머나먼 이국의 음식을 쉽게 만들고 싶을 때, 음식으로 스페인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되겠다. 유혜영 지음/디자인하우스/264쪽/2만 원.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철학자들에게도 중년은 위기였다. 단테에게 중년은 가시덤불이었고, 톨스토이는 길을 잃었다고 했다. 하지만 인생에 찾아온 이러한 의문과 혼란을 자기 발견의 계기로 바꿔낸 것 역시 철학의 힘이었다. 저자는 위대한 철학자들이 지나온 중년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중년이 인생 최고의 ‘전성기’임을 밝혀낸다. 바르바라 블라이슈 지음/박제헌 옮김/웅진지식하우스/272쪽/1만 8500원.


■데미안 프로젝트

‘새는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곧 세계다. 새롭게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청소년 시절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정여울 작가가 20년간 전국 도서관과 중고교에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진행된 데미안 특강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독서를 ‘성장과 치유를 위한 적극적인 처방’으로 생각한다. 정여울 지음/크레타/268쪽/1만 6800원.



■도시를 거닐면 일본사가 보인다

왕조 교체가 없었던 일본에서는 실권이 없는 천황을 대신해 여러 무사 정권이 권력을 잡았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가 이동하며 새로운 도시가 등장했다. 이 책은 일본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13곳의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천황’이란 명칭의 유래, 조선이나 중국과 달리 무사 정권이 지배했던 배경이 궁금해진다. 박진한 지음/푸른역사/468쪽/2만 5000원.


■청소년을 위한 과학 인문학

과학이 세상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쉽고 알차게 그려준다. 과학은 마치 항해하는 배와도 같아, 그 배가 어느 곳에 다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청소년의 생각과 공부가 중요하다.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 지점에서 인간과 세계를 폭넓게 살핀다. ‘상상력과 창의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로 시작해 ‘생태적인 삶’으로 마무리한다. 김호연 외 8명/지노/208쪽/1만 7000원.


■거미는 토요일 새벽

이 소설은 17년간 함께한 반려동물 ‘두희’가 세상을 떠났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사람들은 위로하지만 두희가 거미란 것을 알게 되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펫로스’와 ‘동물권’이라는 동시대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삶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그 지점에서 이해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아르떼문학상 첫 수상 작품이다. 정덕시 지음/은행나무/240쪽/1만 68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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