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기 가득’ 영도, 커피 맛에 기술까지 더한다
부산 커피 R&D 랩 20일 개소
연구개발 예산 18억 원 확보
산업협력·관광자원 개발 지원
본사 영도 이전 기업 증가세
‘커피도시 부산’에 날개를 달 커피 연구소가 영도에 생긴다. 부산 커피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 ‘부산 커피 R&D 랩’이 영도에 문을 연다. 부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선정돼 이곳에 R&D(연구·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약 18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9일 부산시, 영도구청, 부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오는 20일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끄티 봉래’ 2층에 ‘부산 커피 R&D 랩’이 문을 연다. 이곳은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커피의 수입 이력 추적부터 인공지능 기반 커피 데이터 분석, 커피 전문가 교육 등 커피 연구 실험실이자, 부산 커피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거점 공간이다.
‘부산 커피 R&D 랩’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물류 기술사업화 협업 플랫폼 구축’ 사업의 하나로 영도에 자리를 잡았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118억 2500만 원을 투입해 스마트 커피 물류 플랫폼을 부산에 만드는 사업이다.
‘부산 커피 R&D 랩’ 구축에는 2억 4700만 원이 투입됐다. ‘기술혁신 개방형 공유 랩’을 목표로 해, 커피산업 종사자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카페인 측정기 등 측정기기, 로스팅 장비, 보관 창고 등 25종 27개 장비 마련에는 국비를 투입했고, 영도구청은 공간 리모델링에 예산을 지원했다.
글로벌 영도 커피 페스티벌이 열리고, 커피산업 청년 창업자가 모이는 영도가 이번 ‘부산 커피 R&D 랩’ 개소로 다시 한 번 ‘커피섬’으로 거듭나게 됐다. 2017년만 해도 7~8개에 불과했던 커피 전문점이 2022년 기준 약 220개가 밀집해 이제는 영도하면 커피가 자연스레 떠오를 정도다. 커피산업이 영도를 거점으로 활성화하는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산 영도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이전을 앞둔 커피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커피 제조업 기업 1곳이 영도로 거점을 옮겼고, 커피 R&D 기업 1곳도 이전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는 중기부 공모 사업 선정으로 ‘부산 커피 R&D 랩’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2025~2026년 2년간 ‘부산 커피산업 생태계 R&D 클러스트 구축 사업’으로 국비 12억 원, 시비 5억여 원 등 총 17억 6200만 원을 확보했다. 커피 연구 지원 협력 네트워크 운영부터 커피 R&D 학술 지원, 제품 고도화, 지역 자원 연계 관광 프로그램 개발까지 R&D 랩을 거점으로 부산 커피산업을 지원한다.
부산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동아대 산학협력단,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 한국 챕터가 사업에 참여해 커피산업 종사자가 실제 필요한 방식으로 랩을 운영할 예정이다.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춘 만큼 이곳에서 또 다른 세계 커피 챔피언 탄생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앞서 부산은 3명의 세계 커피 챔피언을 배출했고, 커피 랩을 거점으로 제4의 부산 출신 세계 커피 챔피언 탄생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부산 커피 R&D 랩은 연구와 교육, 산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커피 산업 거점”이라면서 “영도에서 처음 개소한 것을 시작으로 커피산업 거점이 부산 각 구·군에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