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고비 넘긴 한국 경제, 리스크 해소까지 갈 길 멀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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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로 정국 진정 불구
심판까지 수개월… 안심 못 해
연말 특수·소비심리 회복 시급
최 부총리, 긴급 장관 회의 주재
“모든 역량 결집해 안정적 관리”
내년 경제정책방향 연내 발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지난 10일간 극히 불투명하던 정국이 진정됨으로써 증시 급락과 환율 폭등 등 살얼음판을 걸어왔던 우리 경제도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심판이 수개월 예고돼 있는 데다 경제를 끌어올릴 모멘텀(동력)이 매우 약한 상황이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는 15일 긴급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은 일단 진정됐지만 우리 기업과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경제팀은 민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대외 메시지를 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긴급 경제관계 장관회의와 대외 관계 장관 간담회, 거시경제 금융 현안 간담회(F4)를 잇따라 개최했다.

그는 먼저 대외 신인도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 설명회를 열고 국제투자협력 대사를 파견해 우리의 대응 노력을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하겠다”며 “또 대외 신인도를 올리기 위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부처와 외교부처가 함께 하는 대외 관계 장관 간담회를 정례화해 통상 현안과 공급망 안정성에 대처하며, 내년 예산은 새해 첫날부터 즉시 집행되도록 예산 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담은 ‘2025년 경제정책방향’은 연내 발표하기로 했다. 또 최 부총리는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관리방안을 함께 찾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재부의 대응은 어떻게든 우리 경제를 신속히 안정시키겠다는 다급함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지금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조금 덜어졌다는 것이지, 한국을 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탄핵 표결과 관계없이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북한과의 대치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나 ‘코리아 리스크’ 등이 언급됐는데 갑작스러운 계엄 발령으로 인해 한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외국인들이 늘어났다”며 “이 같은 시각을 해소하려면 상당 기간 정치가 안정된 분위기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트럼프 시대에 대응해야 할 어려운 시점에 정치적 혼란이 발생했다”며 탄핵심판 결론 전까지 시장이 안정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연말 특수가 사라지고 해외 관광객 유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심리 회복도 시급하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탄핵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됐는데 불확실성이 아직 있어 ‘부분적 회복’은 가능해도 ‘완전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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