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5주년 앞둔 사라 장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5년 만의 피아노 동반 독주회
24일 부산 등 13개 도시 투어
“예전보다 훨씬 즐기면서 연주”
내년 데뷔 35주년을 맞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 이름 장영주)이 2년 만에 부산 무대에 선다. 2년 전 무대가 현악기 앙상블로 꾸몄던 협연 무대였다면, 이번엔 단독 리사이틀이다. 국내에서 단독 리사이틀은 5년 만이다.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 부산 공연은 24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13개 도시를 투어하는 이번 공연은 부산 외에도 울산, 인천, 대구, 경주, 강릉 등을 거쳐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로 마무리된다.
1980년 12월생인 사라 장은 1990년 아홉 살 나이에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 협연으로 데뷔했다. 연주곡은 어렵기로 유명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하지만 사라 장은 거침이 없었다. 이듬해 EMI 레이블과 계약해 세계 최연소 레코딩 기록을 세웠고, 13세 땐 베를린 필하모닉과 데뷔 무대를 가진 뒤 총 세 장의 음반을 함께 녹음했다. 쿠르트 마주어, 콜린 데이비스, 리카르도 무티, 주빈 메타, 사이먼 래틀 등 전설적인 지휘자들과 협연하며, ‘신동’에서 ‘거장’으로 나아갔다. 지금껏 EMI를 통해 발매한 음반도 20여 장에 이른다.
이번 투어에서 사라 장이 고른 프로그램은 브람스와 프로코피예프이다. 브람스의 초기작인 ‘단악장 소나타’(F-A-E 소나타 혹은 소나텐사츠)와 그의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인 소나타 3번,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특히 브람스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라 장은 “작곡가 중에 브람스를 가장 사랑한다. 브람스의 음악은 매우 로맨틱하고 자유롭다. 그의 곡은 하모니와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다. 나도 로맨틱한 캐릭터”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프로코피예프의 곡이 주는 강렬한 에너지와 밸런스가 특히 이번 공연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투어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는 미국 줄리아드 동문인 훌리오 엘리잘데이다. 엘리잘데는 앞서 기자 간담회에서 “보통의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피아노보다 바이올린이 더 드러나는 연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는 바이올리니스트가 피아니스트를 신뢰해 대등한 위치로 연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라 장은 “예전보다 매 연주를 훨씬 즐기며 하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바쁘게 무조건 다니는 것보다 나에게 의미 있는 연주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큰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거나 큰 공연장에 오르는 것보다 ‘오늘은 정말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행복했다’고 느끼는 것이 의미 있는 연주입니다. 그렇게 느낄 때가 많지는 않아요. 저도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지만 지휘자, 오케스트라 멤버, 피아니스트 파트너와 호흡도 잘 맞아야 합니다. 특히 관객과의 호흡이 같이 숨을 쉬는 것 같을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런 연주는 마법처럼 기억에 남아요.” 부산 연주에서 마법의 순간이 탄생할지 기대된다. 공연 티켓은 VIP 12만 원, R석 10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 문의 051-607-6054.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