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턴으로 좁은 길도 가뿐… 안전·주행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벤츠, 1970년대 ABS 개발해
사고 임박 때 선제적 충동 분석
레이더 센서 등 첨단 기술 동원
최대 시속 95km 자율주행 가능
안전 기술과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잇따른 안전 신기술 공개와 함께 첨단기술 업그레이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하거나 출시예정인 차량들에 탑승자 보호를 위한 각종 안전기술 개발, 업그레이드 자율주행 기술, 첨단 디지털 기술 등을 탑재,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크럼플 존·ABS 이어 충돌 선제분석도
벤츠는 ‘무사고 주행’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안전의 아버지’라 불리는 엔지니어 벨라 바레니를 영입한 193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사고 전후 운전자와 탑승자는 물론 보행자까지 보호할 수 있는 수동적·능동적 안전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실제로 1953년 충돌 크럼플 존(충돌시 차량 앞부분과 뒷부분을 잘 구겨질 수 있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든 구조), 벨트 텐셔너 등의 수동적 안전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또한 ABS(안티록 브레이킹 시스템), ESP(차체자세제어장치)와 같은 전자식 지원 기술에 기반을 둔 능동적 안전 시스템에서도 혁신적인 안전 장치를 선보였다.
특히 운전자가 미끄러운 노면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도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하는 안전 기술인 ABS는 1978년 S클래스에 처음 장착한 뒤 탑승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02년 최초로 출시한 탑승자 사고 예방 안전 시스템 ‘프리-세이프’는 수동적·능동적 안전의 경계를 허물고 자동차 안전의 새 시대를 열었다.
벤츠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재 프리-세이프 개념을 확장시켜 사고 임박시 선제적인 충돌 분석을 통해 한층 더 탑승객 안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첨단 레이더 센서 기술을 통해 충돌 방향으로 접근 중인 차량이 트럭인지, 버스인지 혹은 승용차인지 확인하고, 미리 충돌 강도를 계산해 탑승객들이 초단위로 움직이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주행·디지털 기술도 첨단화
벤츠는 제자리 회전, 레벨3 자율주행 업그레이드, 3세대 MBUX 시스템 등 주행·디지털과 관련된 첨단 신기술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벤츠가 최근 공개한 기술중에 눈에 띄는 것은 ‘G턴’과 ‘G스티어링’이다. 이는 산길이나 좁은 골목길을 주행하다가 전방에 차량과 마주쳤거나 다시 돌아와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 국내에 출시한 G클래스 차량에 이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G턴은 4개의 모터로 차량을 제자리에서 회전시키는 기술이고, G스티어링은 오프로드 주행시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주는 기술이다. 자동차가 마치 로봇이나 장난감처럼 제자리 회전을 하도록 한 것이다.
벤츠는 또한 1970년대 초부터 ‘안전 실험 차량’이라고 불리는 ESF 차량을 개발했고, 이후 2019년 선보인 ‘ESF 2019’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지원하기 위한 신기술들을 대거 선보였다. 벤츠는 자율주행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르면 내년 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3 기술을 장착한 차량에 대한 판매에 들어간다. 해당 차량은 특정 조건에서 최대 시속 95km로 차량을 자율주행할 수 있게 된다. 독일 내에서는 기존 시속 60km로 승인을 받았다가 이번에 기술 업데이트로 최고시속을 올렸다.
벤츠가 지난 1월 11세대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선보인 3세대 MBUX 시스템은 그동안 단순기능으로 작동하던 디스플레이를 PC처럼 하나의 프로세서로 컴퓨팅 기능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게임, 오피스 프로그램,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이 자유롭다. 또한 이 시스템을 디스플레이로 작동하게 하는 슈퍼스크린에는 셀카와 비디오카메라를 포함하고 있어 차량이 정지 상태일 때 온라인 비디오 회의까지 가능하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