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과 알랭 들롱의 공통점은?
23일까지 영전 시네마테크에서
기획전 ‘탄생과 죽음의 이중주’
두 거장 대표작 21편 감상 기회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프랑스 대배우 ‘알랭 들롱’을 기리기 위한 자리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마련된다. 영화의전당은 중국 무협 문학의 대가 진융(金庸·김용)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알랭 들롱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특별 기획전을 연다.
영화의전당은 2025년 1월 23일까지 ‘오래된 극장 2024: 탄생과 죽음의 이중주’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중국 무협소설 거장 진융의 탄생 100주년과 지난 8월 타계한 프랑스의 배우 알랭 들롱을 추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1924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난 진융은 중국 무협 소설의 거장으로 독창적인 무협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1955년 첫 소설 <서검은구록>로 데뷔한 그는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로 이어지는 ‘사조삼부곡’ 시리즈를 발표했다. 중국 문학의 거장 자리에 오른 그는 이후 중국 정치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다 2018년 향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15편의 소설은 영화와 드라마로 꾸준히 재탄생하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진융의 소설을 영화화한 10편의 작품이 부산을 찾는다. 장철 감독의 ‘사조영웅전 삼부작’, 초원 감독의 ‘의천도룡기’ 시리즈 등을 통해 진융의 방대한 무협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또 다른 주인공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배우 알랭 들롱이다. 지난 8월 향년 88세의 나이로 사망한 알랭 들롱은 1935년 파리 교외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해 이후 ‘태양은 가득히’, ‘일식’, ‘레오파드’ 등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그는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리플리 역을 맡아 세계적인 청춘스타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명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9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아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알랭 들롱의 초기 작품부터 전성기 대표작까지 11편을 상영한다. 그의 장편 데뷔작 ‘여자가 다가올 때’를 포함해 ‘태양은 가득히’, ‘미스터 클라인’, ‘경찰의 은신처’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23일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진행된다. 관람료는 성인 7000원, 청소년과 경로 우대자는 5000원이다. 영화 평론가와 강사의 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오는 4일에는 ‘사조영웅전 제삼집’ 상영 후 강내영 프로그래머의 특별 강연이 진행된다. 김은정, 김필남 영화평론가와 박소영 부경대 강사,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영화 해설을 맡아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상영 일정 등 기획전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를 참고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