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갑상선 호르몬, 항노화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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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동남권항노화의학회 사무총장

2024년 12월 23일로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이날 기준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인구 5122만 1286명의 20%를 넘어섰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이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호르몬 중 하나가 갑상선 호르몬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인간의 성장, 발달 및 에너지 대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아로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해 왔고, 이후 계속해서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며 에너지 수준부터 영양소 대사 방식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수록 갑상선 호르몬 생성은 감소되고 호르몬 관리 조절의 회로에 이상이 생기며 작용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진대사의 거대한 방향타로, 우리 몸이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이 감소하면 대사율이 늦어지고 체중은 증가하며 활력이 떨어지고 기분까지도 가라앉게 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및 죽상동맥 경화증과도 연관되어 있어 노년층의 주요 사망 원인인 뇌 및 심장 혈관질환의 조용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은 골밀도와 근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및 근감소증이 발생하여 낙상 및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중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항노화를 위해 섭취하면 좋지 않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는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전형적인 증상들인 체중 감소, 두근거림, 더위를 못 견디고 땀이 많이 나는 등의 증상들은 노인에게 잘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아무 증상도 없다가 심장의 맥박이 불규칙하게 되는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이 경우 심장에 혈전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고 이 혈전이 머리 쪽 혈관으로 가서 흔히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갑상선 호르몬이 오히려 조금 모자라는 것이 우리 수명에는 더 좋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노인의 정상 갑상선 호르몬 수치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좋지 않다. 정상 범위 안에서 잘 유지되어야 우리 몸의 여러가지 장기들을 원활하게 잘 작동시키고 유지할 수 있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갑상선의 기능과 갑상선 내의 결절, 혹은 암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마에 혹이 있다고 해도 사람의 지능과는 관련이 없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갑상선 내의 혹은 기능 검사가 아니라 초음파 검사로 사진을 찍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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